키 173cm·체중 56kg '머스크표' 휴머노이드 로봇 어디에 쓸까

인간과 협업 공존하며 돌봄·재난 구조 현장에 투입...10년 뒤 거리 걷는다

디지털경제입력 :2022/04/12 13:59    수정: 2022/04/12 16:58

테슬라 C·EO 일론머스크가 내년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를 만들겠다고 밝혀 그 쓰임새에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로봇이) 사람이 하기 싫은 일을 대신할 수 있다"며 "풍요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옵티머스는 키 173cm, 무게 56kg 정도로 성인과 비슷하게 생겼다. 최대 20kg 물체를 들어올릴 수 있다. 옵티머스에는 테슬라 전기차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반도체가 탑재될 예정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의 형상을 갖추고, 인간 행동과 감정을 모방한다. 로봇 업계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강화하면 약자 돌봄, 산업 제조 현장에서 인간을 보조할 것으로 기대한다.

사진=테슬라

■ 사람 같은 로봇이 노인 돌보고 치매 예방

국내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돌봄에 활용되고 있다. 서울 중랑구는 지난해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 '알파미니'를 활용한 치매 노인 돌봄 서비스를 도입했다. 알파미니는 100여 가지 감정을 전달하고, 복약·식사 시간 등을 알린다. 노인에게 퀴즈를 내며 인지 강화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크기는 책상 위에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작지만, 형태는 머리·몸통·팔·다리가 사람처럼 이어져 있다.

서울시 중랑구에 보급된 AI 휴머노이드 로봇 알파미니 (사진=중랑구)

국내 연구기관은 이러한 로봇에 들어갈 AI 개발의 기반을 닦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인간로봇상호작용 연구실은 지난해 고령자 특화 로봇 개발을 위한 데이터·AI 소프트웨어를 공개했다. 로봇 관점에서 사람 외형과 목소리를 인식하고, 사람과 정서적으로 반응하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이다. 이 기술은 노인과 대화하고 기억을 보조하는 로봇 제작에 활용된다.

ETRI 인간로봇상호작용 연구실은 "현재 로봇이 인지, 정서적 지원을 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청소, 식사 준비, 심부름 등 사회적 약자의 실질적인 일상생활을 지원을 위한 기술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재난 구조 등 극한 노동 대체

일본 가와사키 중공업은 2017년 휴머노이드 로봇 '카레이도(Kaleido)'를 공개한 뒤, 관련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2022 국제로봇전(iREX 2022)에서 가와사키 중공업은 카레이도가 시속 5km로 2족 보행하고, 팔굽혀펴기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카레이도는 키 178cm, 몸무게 85kg에 50~60kg 물체를 들 수 있다.

하시모토 야스히코 가와사키 중공업 CEO는 자사 웹진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활용 분야로 재난 구조와 간호를 예로 들었다. 그는 "로봇이 2차 재해 가능성이 있는 위험한 환경에서 구조 작업을 수행하고, 간호 분야에서 환자를 24시간 동안 돌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이 하기 힘든 육체 노동을 대신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든다는 것이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2 국제로봇전에서 팔굽혀펴기 시연하는 가와사키 중공업의 휴머노이드 로봇 카레이도 (사진=가와사키 중공업 유튜브 채널 갈무리)

휴머노이드 로봇이 꼭 인간 형태를 모방해야 하는 이유로 "인체에 맞춰 설계된 건물과 도시에서는 로봇이 사람과 닮아야 힘든 일을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이집트 카이로의 한 병원에는 사람처럼 생긴 간호 로봇 '시라3(Cira3)'이 등장했다. 시라3은 사람과 비슷한 머리, 팔을 갖췄다. 코로나19 감염 진단·체온 측정을 수행하고, 몸에 달린 화면에 검사 결과를 보여주며 심장 초음파·엑스레이 검사를 보조한다. 아랍뉴스에 따르면 시라3을 개발한 마흐무드 엘 코미는 "환자가 로봇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사람과 비슷해 보이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 휴머노이드 로봇 대량생산·상용화는 언제...10년 뒤 거리 거닐까

휴머노이드 로봇은 상용화까지 갈 길이 먼 상태다. 여러 업체와 연구기관이 관련 로봇과 기술을 공개할 때마다 주목받지만, 아직 대량생산을 거쳐 일상에 스며들지 못하고 있다. 홍콩 핸슨 로보틱스는 2016년 휴머노이드 로봇 '소피아'를 공개했다. 지난해 초 핸슨 로보틱스는 "연말(2021년 12월)까지 소피아를 대량생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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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소피아 로봇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로부터 시민권을 받았다. (사진=유튜브 캡쳐)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에서는 영국 엔지니어드 아츠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Ameka)가 주목받았다. 사람과 농담을 주고받고, 머리 안에 달린 모터 17개를 이용해 사람처럼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아직 자유롭게 걷지 못한다.

영국 엔지니어드 아츠의 휴머노이들 로봇 아메카. (사진=엔지니어드 아츠)

IT전문매체 씨넷은 지난 1월 "아메카가 서비스 로봇처럼 사람 사이를 걷기까지 최소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엔지니어드 아츠 입장을 전했다. 엔지니어드 아츠는 아메카의 보행 기능을 개발하고, 아메카를 플랫폼으로 AI를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