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토중래' 샤오미·모토로라, 외산폰의 무덤서 통할까

[이슈진단+] 샤오미, 국내 유통 채널 강화...모토로라, 11년만 재진출

홈&모바일입력 :2022/04/11 17:37    수정: 2022/04/11 21:45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LG전자가 사업을 철수한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의 2강 체제로 이어져 왔으나 올해를 기점으로 경쟁구도가 다시 격화될 전망이다.

샤오미가 국내서 신제품 출시를 늘리고 모토로라가 약 11년만에 스마트폰 시장에 재도전에 나서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안방 시장인 만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외산 브랜드의 진입이 쉽지 않은 시장으로 꼽힌다. 샤오미와 모토로라가 국내서 점유율 확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샤오미 레드미노트 11 프로 5G(사진=샤오미)

■ 국내 스마트폰 시장 삼성 '텃밭'…국내서 10대 중 7대가 삼성 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의 텃밭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72% 점유율을 차지했다. 국내서 스마트폰 10대 중 7대는 삼성 폰이라는 얘기다.

2020년 VS 2021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 브랜드별 점유율 (자료=카운터포인트)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강세는 지난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이후 더 심화됐다. 삼성전자는 2020년 65% 점유율이었다가 LG전자의 고객들을 흡수하면서 지난해 8%포인트 증가해 72%를 기록한 것이다. 반면 LG전자의 점유율은 2020년 13%에서 지난해 6%로 쪼그라들었다.

2위인 애플의 점유율은 2020년 20%에서 지난해 21%를 기록하며 소폭 상승했다. 샤오미는 꾸준히 국내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출시해 오고 있지만, 매년 1%대 수준을 기록 중이다.

■ 샤오미, 모토로라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LG 점유율 흡수 목표

샤오미와 모토로라도 최근 한국 시장 강화를 선언하면서 LG전자의 빈자리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들 업체의 국내 진출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이 예고된다.

2018년 한국에 공식 진출한 샤오미는 국내서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해 왔으나 점유율 변화는 미비하다. 샤오미는 올해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본격적으로 점유율을 늘린다는 목표다.

먼저, 유통 채널 강화에 나선다. 지금까지 국내서 온라인 채널에서만 제품을 판매한 샤오미는 지난해 12월 첫 오프라인 매장인 '샤오미 라이트 스토어' 1호점을 서울 용산에 오픈했다.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을 통해 제품 구매 증가와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동시에 샤오미는 이동통신사와 협력 강화를 통해 통신사용 신제품 출시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샤오미 국내 1호 '라이트 스토어' 용산점(사진=뉴시스)

또 샤오미는 올해 국내서 처음으로 마케팅 광고도 진행할 계획이다. 샤오미는 지난 5일 신제품 스마트폰 '레드미노트 11 시리즈' 발표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TV 광고를 제외한 온, 오프라인 광고를 집행할 계획"이라며 "올해 국내 매출 50% 이상 증가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샤오미가 최근 국내서 출시한 스마트폰은 지난해 3월 '레드미노트10 시리즈', 8월 '레드미노트10 5G', 11월 20만원대 '레드미10', 올 4월 30만원대 '레드미노트 11'와 '레드미노트11 프로 5G' 등이다. 샤오미는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A 시리즈와 경쟁하며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만 공략할 계획이다. 샤오미 스마트폰은 유사한 스펙의 갤럭시A 시리즈 보다 약 10만원 이상 저렴한 가성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모토로라는 올 상반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재진출한다. 2011년 밀리언셀러 '레이저폰'을 끝으로 한국서 휴대폰 사업을 철수했던 모토로라가 약 11년만에 국내에 신제품을 내놓는 것이다.

모토로라코리아는 지난해 2월 국내에 법인을 설립했고, 지난해 8월, 9월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스마트폰 '모토G50'과 '엣지20라이트 5G'에 대해 전파인증을 받았다. 올 초에는 국내 스마트폰 영업담당자를 영입하고, 국내 홈페이지 개편, 서비스센터를 구축하는 등 국내 출시 준비에 한창이다.

통신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LG헬로비전의 알뜰폰 브랜드인 헬로모바일을 통해 이달 말 또는 5월께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할 전망이다. 출시 제품은 '모토G50'과 '엣지20라이트 5G'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모델은 중저가 모델로 지난해부터 북미와 유럽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을 흡수한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LG전자의 점유율 흡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 보다 131% 판매량 증가로 LG전자를 제치고 처음으로 점유율 3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된다.

모토로라, 모토G50(사진=모토로라)

■ 샤오미 '반중정서', 모토로라 '구형 모델'로 국내 공략 만만치 않을 전망

샤오미와 모토로라는 가성비를 앞세우며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반중 정서 영향이 크다. 최근 정치, 외교 갈등과 더불어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한복 이슈 등까지 겹치면서 반중정서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브랜드인 샤오미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된다. 또 일부 소비자들은 중국 스마트폰의 보안 기능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모토로라의 경우 올해 국내에 내놓는 스마트폰은 작년에 출시된 구형 제품이다. 스마트폰은 IT 제품에서 최신 기술이 가장 빠르게 적용되는 시장이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최신 기능이 탑재된 갤럭시A 시리즈를 출시한 가운데 작년 출시 모델인 '모토G50'과 '엣지20라이트 5G'이 경쟁에 있어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그러나 모토로라가 이를 시작으로 최신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한다면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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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갤럭시S22 시리즈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기능 논란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샤오미와 모토로라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익숙한 사용자가 동일한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매니저는 지난 5일 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을 단거리 경주로 보지 않는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계속 노력하고, 진정으로 소비자를 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