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기정통 후보자..."스마트폰 가능케 한 반도체 전문가"

尹 "세계적 반도체 권위자, 첨단 과학기술 발전 이끌 것"

방송/통신입력 :2022/04/10 17:06    수정: 2022/04/11 08:26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이종호 서울대 교수를 지명했다. 반도체 공학자를 내세워 미래 먹거리와 과학기술 강국 입지를 마련하는 부처의 수장으로 점찍은 점이 주목된다.

정치권 안팎에서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인물은 아니란 점에 깜짝 발탁 인사로 꼽힌다. 전임 최기영 장관에 이어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이자 반도체 전문가가 지명된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이종호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세계적 반도체 기술 권위자 이종호 후보자는 비메모리 업계 표준 기술인 벌크 핀펫을 최초로 개발한 분”이라며 “국내서 연구해온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해결 과제형 R&D 개편과 역동적 혁신성장이 되는 첨단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세계가 주목하는 ‘3D 반도체 아버지’

당선인 측은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을 맡고있는 이종호 교수에 대해 3차원 반도체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계가 주목하는 반도체 공학자이자 국내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순수 국내파라고 소개했다

이어, 교수 생활 초기 실험실도 없는 악조건 속에서 첨단 기술 개발을 시작했고, 순수 국내파 한계를 극복하고 벌크 핀펫(FinFET)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 과기정통부 블로그

핀펫 기술은 2차원 평면 형태에서 설계하던 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물고기 지느러미(fin) 형태를 본떠 전자를 흐르게 하는 식이다. 펼쳐놓은 도형을 입체적으로 만드는 식의 반도체 설계로 3D 반도체 공정을 가능케 한 기술로 꼽힌다.

단순히 반도체 설계 공정의 변화를 넘어 Fin 형태에 전류를 흘려 같은 면적에서 전력소모를 줄이고 칩셉의 크기를 소형화하는 동시에 연산 능력을 높이면서 현재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칩 설계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아울러 인공지능 시대에 각광받고 있는 인간의 뇌를 모방한 뉴로모픽 반도체를 가능케 한 기술로도 꼽힌다.


■ 尹당선인이 처음 찾은 산업계 인사

이종호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특허기술 외에도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이끌면서 산업계에서 큰 역할을 맡아왔다.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 외에도 인력양성에 대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온 인물이다.

그런 가운데 윤 당선자가 지난해 검찰총장을 퇴임한 뒤 개인 신분으로 처음 산업계 인사와 접촉한 인물이 반도체 전문가인 서울대 정덕균 석좌교수와 이종호 후보자다. 윤 당선인은 당시 반도체 수급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질 때 관련 산업 경쟁력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고 만남을 요청해 수행원 없이 홀로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 유력하게 거론됐던 인사들을 제쳐두고, 이처럼 윤 당선인의 정치 행보에서 처음으로 만난 산업 관련 인사가 첫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사진=인수위)

■ 반도체 앞세운 새 정부 ICT·과학기술

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최기영 전임 장관과 많은 공통점도 눈길을 끈다. 같은 반도체 설계 공학자인 동시에 같은 대학의 같은 학과 교수다.

최 전 장관은 지명 당시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국가적으로 소재·부품·장비 대응 방안을 마련하던 때 발탁된 인사다. 이종호 후보자는 이 당시 과기정통부의 소부장특별위원회 민간위원을 맡았다. 최 전 장관이 관련한 자문도 많이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장관은 소부장 R&D와 함께 부임 직후 첫 현장 방문으로 팹리스 반도체 업계를 찾았다. 시스템반도체(SoC) 설계 전문가인 최 전 장관의 의지가 엿보인 부분이다. 또 국가적인 AI 경쟁에 발맞춰 PIM(프로세싱 인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집중 투자 계획을 내놨다.

이종호 후보자 역시 미래 반도체 연구개발을 통한 국가산업 경쟁력과 관련한 인재 양성에 뜻을 많이 두고 있는 만큼 비슷한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학문적으로 반도체 분야 발전을 추구해온 기본 생각은 닮아있다고 동료 교수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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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는 이날 윤 당선인의 지명 직후 기자들과 질문답변을 통해 “반도체를 오랫동안 경험하고 그 분야 지식을 쌓아왔고, 반도체 중요성이 크다고 보고 이 분야에 대해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반도체만 있는 게 아니다”며 “산업 전 분야 현장을 살펴서 여러 사람 의견 들고 소통해 무엇이 부족한지 뭘 개선할지 듣고 국가적인 효율 개선할 부분을 세심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