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실패하면 정권도 실패···4차산업혁명 중요"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 영림원 주최 CEO포럼서 '정부는 왜 실패하는가' 주제로 강연

디지털경제입력 :2022/04/07 13:20    수정: 2022/04/07 18:26

"경제성장에 실패하면 정권도 실패합니다. 4차산업혁명으로 선진국에 도약해야 합니다."

산업혁명 전도사로 유명한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는 영림원소프트랩(대표 권영범)이 7일 조찬으로 개최한 '제 171회 서울 영림원 CEO 포럼'에서 "4차산업혁명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도 과거 상업혁명과 산업혁명으로 패권국가가 된 네덜란드와 영국처럼 패권국가가 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공학도이지만 경제학 박사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를, 콜로라도 스클 오브 마인스에서 자원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7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있다 5년전 은퇴, 명예교수로 있다. 교수 시절 전반기는 에너지에, 하반기는 산업혁명과 국가발전에 천착했다. 한국의 4차산업혁명 지침서로 일컫어 지는 '패권의 비밀'과 '한국의 시간' 등을 저술했다. 이날 김 교수는 '정부는 왜 실패하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김 교수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등 역대 대통령 5명이 취임초에는 지지율이 높았지만 임기말에는 지지율이 반토막이 난 그래프를 보여주며 "이 그래프와  경제성장률 하락 곡선이 일치한다"며 "국민이 거는 기대는 경제성장인데 역대 대통령 5명은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제는 누가 성장시키나? 기업이다. 기업이 제일 중요하다"며 경제성장과 기업을 강조했다.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가 7일 강연을 하고 있다.

특히 그는 산업혁명은 축복이라면서 '경제성장=산업혁명'이라고 해석했다. 그에 따르면, 농경제 시대에는 인구변화가 거의 없었는데 산업혁명을 거치고 나서야 세계 인구가 기존 5억명에서 60억명으로 약 10배 성장했고, 1인당 세계 평균 GDP도 500달러에서 6000달러로 10배 늘었다.

산업혁명에 따른 경제발전으로 절대 빈곤도 크게 감소했다. 산업혁명 전만해도 절대 빈곤율이 88.7%였는데 산업혁명이 진행하면서 이 비중이 점차 낮아졌고 마침내 2010년에는 13.3%로 줄었다.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젊은 층의 삼포세대 문제와 노인 빈곤 문제, 자살공화국 문제도 "경제가 성장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우리나라는 65살 이상자 중 빈곤층 비율과 70대 이상 자살율이 OECD 국가중 1위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1차 산업혁명 이후 경제성장에 따른 부유국과 빈곤국이 갈라진 1차 대분기 왔는데 김 교수는 "4차산업혁명이 분기점이 되는 2차 대분기(지식경제)가 시작됐다. 4차산업혁명으로 가속성장을 해야 한다"면서 "경제 실패는 곧 정권 실패"라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국가와 기업이 발전하기 위한 원리도 제시했다. 단순히 열심히 노력하거나 모방에서 창조로, 또 상상력을 키우는 것만으로는 안되며 국가 발전 원리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후발국이 선발국이 되려면 내생적 혁신에 외생적 혁신이 더해져야 하다고 강조했다. 내생적 혁신은 자유시장경제이고, 외생적 혁신은 국가의 올바른 정책과 실행력을 말한다. 김 교수는 국가경제 발전의 유형을 선발산업국(영국과 미국), 자유경제 후발산업국(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혼합경제 후발산업국(한국, 대만), 농업국가(가나, 르완다 등) 등 네개 유형으로 구분하며  "내생적 혁신만으로는 후발국이 선발국을 절대로 앞설 수 없다. 후발국은 내생적 혁신 뿐 아니라 국가정책을 통한 외생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권영범 영림원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그는 선발산업국 경제는 내생적 혁신만으로도 가속적으로 성장하지만 후발산업국 경제는 기술, 자본, 시장 경쟁력 차이로 선발국 경제와 격차가 더 벌어진다면서 후발산업국은 내외생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해석했다. 이어 기업 발전에 대해서는 구글, 아마존, 메타 등을 거론하며 "실리콘밸리 같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여기에 국가 전략이 필요하며 국가 전략은 기업이 잘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4차산업혁명 중요성도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을 미국은 디지털 전환, 일본은 소사이어티 5.0, 독일은 산업혁신이라 부른다면서 "과거에는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가 선진국과 후진국 차이를 갈랐다. 이제는 아니다. 4차산업혁명에 대한 이해가 선진국과 후진국 차이를 초래한다"고 내다봤다. 또 영국 총리를 지낸 디즈레일리와 미국 링컨 대통령을 언급하며 "미국과 영국이 산업혁명에 성공한 건 정치인들이 정치 신념보다 국익을 우선시 했기 때문"이라며 "정치 신념보다 국익이 더 중요하다. 국익은 경제성장이고 경제성장은 기업과 기술을 돕는 4차산업혁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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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정권이 성공하려면 정치와 정책을 구별해야 한다면서 "정치는 정치인이 하지만 정책은 전문가를 등용해야 한다. 정치(Politics)는 국가 권력을 쟁취하는 행위로 정치인이 하지만 정책(Policy)은 국가 권력을 국민을 위해 행사하는 행위로 전문가 영역"이라면서 "적재 적소에 유능한 인재를 써야 정권이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행사를 개최한 영림원의 권영범 대표는 "작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규정했는데,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사회 전체가 열린마음과 개방적, 포용적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는 인사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