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우리나라 청소년 3명 중 1명은 계속 예방접종을 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조사돼 방역에 큰 구멍이 생겼다.
매일 집계하는 신규 확진자 5명 중 1명이 18세 이하 미성년자인 점을 고려하면 방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추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이 어릴수록 백신 꺼려…특별한 이유 없다도 31.1%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의 접종률은 성인에 비해 낮은 편이다. 6일 0시 기준 만 12~17세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률은 1차 68%, 2차 65%, 3차는 5.9%에 그쳤다. 만 18~19세 접종률이 1차 95%, 2차 94.15, 3차 59.5%인 점을 고려하면 낮은 상황이다.
최근 접종을 시작한 만 5~11세로 내려가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전체 백신 접종 대상자 306만7614명 중 1차 접종자 1만6695명, 2차 접종자는 927명에 불과하다. 접종률은 1차 0.5%, 2차는 사실상 0% 수준이다.
이 같은 현상은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청소년정책 대응 방안 연구'(연구책임자 서정아) 내용을 보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 앞으로도 접종할 생각이 있다는 응답이 66.9%로 조사됐다. 응답자 33.1%는 계속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접종 청소년 3명 중 1명꼴이다.
백신을 맞을 생각이 없는 비율은 연령이 낮을수록 높았다. 9~11세 49.4%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어 12~14세 38.4%, 15~17세 27%, 18~24세는 16.4% 순이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 '이상반응 우려'라는 응답이 51.2%에 달했다. 이어 '특별한 이유 없음' 31.1%, '백신 효과 믿을 수 없다' 20%, '기본방역 지키면 예방' 11.8% 순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12~17세 10명 중 3명은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다. 5~11세는 거의 대부분 맞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은 것은 향후 방역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 "아직 생각 없다"…확진보다 부작용 더 무서워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코로나19에 확진되는 것보다 백신 부작용이 더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코로나19에 확진돼 사망한 10~19세는 누적 4명, 0~9세는 누적 15명이다.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는 사례로 알려졌다.
반면 백신 부작용은 당국으로부터 인정받기도 어렵고, 확진 상황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인식이 높다. 자영업자 김남형씨(남·41)는 "초등학생 아들이 있는데, 백신 접종이 꺼려진다"며 "주위를 봐도 코로나19에 걸려 건강에 큰 문제를 겪은 사례는 없지만, 백신 부작용은 이보다 훨씬 위험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광명 시민 김동현씨(42·남)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거의 없어지고 확진되더라도 격리 기간이 줄어든다는 뉴스를 봤다"며 "백신 접종보다는 아이가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게 더 안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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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소아가 확진 이후 위험성이 낮더라도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엔 적극적인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이상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기저질환이 있는 소아는 위중증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예방접종을 받아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