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별의커비 디스커버리...횡스크롤을 벗어난 커비

머금기 변형으로 새로운 액션...능력 카피 종류가 줄어든 것은 아쉬워

디지털경제입력 :2022/04/07 10:26

적을 빨아들여 삼키고 그 능력을 흡수해 자신이 사용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액션 게임. 별의커비 시리즈는 말로만 들으면 다소 괴이할 수 있는 이 콘셉트를 귀엽고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캐릭터와 조합해 플랫폼 액션 게임 시장에 자리를 잡은 게임이다.

귀여운 캐릭터와 쉽게 즐길 수 있는 난이도도 별의커비 시리즈의 정체성이다. 그리고 시리즈 출시 30주년을 기념하는 별의커비 디스커버리 역시 이런 정체성을 유지하며 이용자 앞에 나타났다.

게임성은 기존의 특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적을 빨아들여 시시각각 새로운 능력을 펼치며 게임을 진행할 수 있으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모토에서도 벗어나지 않은 무난한 난이도 구성을 갖추고 있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정말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의미다.

다만 그간 그래픽은 3D로 구현됐더라도 게임 진행은 횡스크롤 일변도였던 기존 시리즈와 달리 별의커비 디스커버리는 캐릭터를 모든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게임으로 탈바꿈했다.

덕분에 캐릭터를 이동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만큼 더 다양한 기믹의 장애물이나 적의 공격을 마주할 수 있게 됐다. 한동안 매너리즘에 빠진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던 별의커비가 내린 답은 동선의 확장이었다.

다만 캐릭터를 여기저기 이동할 수 있다고 해서 샌드박스 게임처럼 이동에 제약이 없고 필드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인터랙션을 경험하는 게임은 아니다. 스테이지 구성이 넓은 3D 필드로 되어있을 뿐 각 스테이지마다 시작점과 도착점이 정해져있는 형태다. 3D 필드로 구현된 슈퍼마리오 시리즈에 마리오가 아닌 커비가 등장하고 게임 난이도가 낮아졌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필드가 넓어지면서 각 스테이지마다 찾아야 하는 미션의 수행 난이도가 덩달아 상승한 것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다. 미션은 한 스테이지마다 3~4개가 존재하는데 히든 미션의 존재 유무를 스테이지가 시작할 때 하나씩만 알려주는 형태로 구성된 것도 다소 불편하다.

모든 미션을 달성하려면 같은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플레이 하는 것이 강제되는 셈인데 강제적인 반복이 아닌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자극해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는 형태를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투박한 레벨 구성으로 여겨질 수 있다.

적을 흡수해 능력을 카피하는 것 외에 머금기 변형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됐다. 특정 사물을 입에 머금은 상태에서 능력을 발동하면 해당 사물의 위에 커비가 덮어씌워진 듯한 형태로 변하게 되고 전에는 할 수 없던 동작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자동차를 머금으면 벽을 부수며 빠르게 달려나갈 수 있고 전구를 머금어 빛을 내며 주변을 밝히는 식이다.

관련기사

머금기 변형으로 전에 없던 액션을 펼칠 수 있게 됐지만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된 탓인지 시리즈 정체성인 능력 카피의 종류는 줄어들었다. 총 12개의 능력을 카피할 수 있으며 스톤, 파이터, 파라솔 등 첫 시리즈부터 사용할 수 있던 친숙한 카피 능력이 사라진 점은 올드 팬에게 다소 아쉽다.

별의커비 디스커버리는 굉장히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게임 난이도가 경쟁적으로 높아지고 게임 내에서 해야할 일의 종류도 많아지는 요즘 세태에는 오히려 이런 게임이 신선하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