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태풍' 트위터, 앞으로 어떻게 되나

지분 9.2%로 최대주주 부상…추가 매입 후 '정책변화' 시도할 수도

인터넷입력 :2022/04/05 09:51    수정: 2022/04/05 10:5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트위터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최대 주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머스크가 트위터를 대대적으로 손을 볼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CNBC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3월 14일 트위터 주식 7천348만6938주를 매입했다. 이 거래로 머스크는 트위터 지분 9.2%를 보유하면서 단숨에 최대 주주로 떠올랐다.

기존 최대 주주였던 미국 투자 전문회사인 뱅가드그룹의 보유 지분은 8.8%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는 2.3%를 갖고 있다.

일론 머스크 (사진=씨넷)

■ 트위터 창업자 차등 의결권 없어 외부 공격에 취약 

머스크가 확보한 지분 9.2%는 월가에선 '수동적 지분(passive stake)’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10%를 넘겨야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머스크가 단순히 투자 수익만 노리고 트위터 지분을 대량 매입했을 것으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게다가 머스크는 이미 트위터의 강력한 콘텐츠 제재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린 이력이 있다.

지난 달 지분을 대량 매입한 직후에도 “트위터가 언론 자유 원칙을 고수한다고 믿느냐?”는 설문 조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아스테크니카는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을 이용해 비즈니스 계획이나 정책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트위터는 페이스북 같은 다른 기업과 달리 지분 매입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기 쉬운 구조로 돼 있다.

블룸버그는 “트위터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스냅 같은 기업과 달리 창업자들이 차등 의결권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외부 압력에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위터는 지난 2020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압박으로 한 동안 골머리를 썩이기도 했다. 저커버그가 차등 의결권을 갖고 있는 메타 같은 기업에선 일어나기 힘든 일이었다.

머스크는 이미 지난 3월 “트위터가 언론 자유 원칙을 고수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으로 한바탕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머스크의 트위터 팔로워를 대상으로 한 당시 투표에서 70%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에 있는 트위터 본사. (사진=위키피디아)

머스크는 설문 조사 바로 다음날엔 “트위터가 사실상 공론장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언론자유를 고수하지 못할 경우엔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특히 “트위터의 알고리즘 소스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그 동안 보여준 행보를 감안하면 어떤 형태로든 트위터를 뜯어 고치려 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 "수동지분은 시작 불과…공격적으로 소유권 노릴 수도"

금융 전문가들 중엔 머스크의 이번 지분 인수가 시작에 불과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이번엔 ‘수동적 지분' 인수 수준에 머물렀지만, 추가 매입을 통해 아예 트위터를 사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투자 보고서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머스크가 능동 지분을 매입하거나, 경우에 따라선 좀더 공격적으로 트위터를 소유하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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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갖고 있는 트위터 지분 9.2%는 1일 종가 기준으로 28억9천만 달러 수준이다.

그런데 머스크의 총 자산은 3천 억 달러에 달한다. 추가 매수를 통해 트위터 경영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한 재력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