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초개인화 시대에 깊어가는 이커머스 고민

성경식 인포빕 코리아 지사장

전문가 칼럼입력 :2022/03/30 10:01    수정: 2022/04/27 12:29

성경식 인포빕코리아 지사장

올해도 리테일 시장은 여전히 ‘혁신’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7조 200억 원으로 전체의 51.4%를 기록하며 오프라인 매출을 넘어섰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라는 거대한 흐름에 오프라인 쇼핑은 크게 줄어들었고 모든 것이 디지털로 귀결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온라인과 모바일 활동에 친숙한 MZ세대가 소비 시장을 이끌면서 이커머스는 새로운 표준 ‘뉴노멀’이 됐다.

성경식 인포빕코리아 지사장

이커머스의 영역은 고객의 소비 트렌드 구석구석까지 확장해나간 상태다. 이제까지 온라인 쇼핑몰은 저렴한 가격으로 소모품이나 시간적 여유가 있는 물품을 집으로 편히 배송 받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 발전하고 서비스의 신뢰도가 올라가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많은 고객이 더 이상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식료품을 구매하거나 명품 시계나 가방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게 됐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는 지금도 괄목할만한, 하지만 여전히 불안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올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 성장률을 전년 대비 14.5%로 추산하며 내년에는 그보다 낮은 13.7%로 예측한다. KTB투자증권은 37%에 달하는 한국의 높은 소매시장 대비 이커머스 침투율을 고려하면 2022년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성장 둔화에 대한 돌파구를 찾는 것이 향후 이커머스 업계의 최우선 과제다. 성장 둔화라는 현실에 맞닥뜨린 이커머스 업계는 기존 고객과 잠재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다른 업체와 차별성을 드러내고 이탈을 막아야 한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는 이커머스 생태계에 가장 강력한 경쟁 요소다. AI와 머신 러닝 기술이 발전하면서 개인 취향과 일상 관심사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커머스 상의 소비자 요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따라 이커머스도 초개인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이커머스는 다른 어떤 시장보다 신속하게 초개인화 마케팅 체제를 확립할 수 있다. 온라인 시장은 정보가 빠르게 입력되고 전파되는 특성상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즉각적으로 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적응하고 반응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반의 고객 분석 체계를 갖춰야 한다.

고객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생겨나는 데이터는 기업이 고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재료가 될 수 있다. 초개인화 시대의 마케터는 고객 개개인의 과거 구매 이력이나 자주 찾는 웹사이트 등을 토대로 알고리즘을 도출해 구매 성향이나 소비 태도를 알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고객이 해당 시간에 필요로 하는 상품을 그들이 선호하는 구매 환경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성해야 한다.

소비자 특성과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상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려는 노력은 오랜 시간 행해져 왔다. 하지만 그동안 홈쇼핑몰 경영에서의 시장 세분화 등의 데이터 분석은 어디까지나 마케터가 직접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었다. 또한 자동 소비자 분석이 시장에 소개됐다고는 해도 이를 자사 인프라로서 적절히 활용하기 위한 막대한 연구와 설비 구축 비용은 대기업에게도 크나큰 부담이다. 더구나 작은 개인 홈쇼핑몰은 개인화 마케팅의 필요성을 인지해도 비용적인 문제로 시장과 소비자 분석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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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외부 업체로부터 개인화 작업에 특화된 서비스형 고객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지원받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독자적인 고객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더라도 하나의 플랫폼에서 고객을 관심사에 따라 세분화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플랫폼 서비스는 웹사이트나 앱, 컨택센터, CRM, ERP, 결제 시스템 등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한 곳에서 확인해 데이터 사일로를 방지할 수 있게 지원한다. 그 외로도 고객층을 자동으로 분리 및 통합해 보다 편리하게 개인화된 프로모션을 제공하거나 고객에게 리마인더나 알림을 송신할 수 있다.

이커머스는 앞으로도 시대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할 것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커머스 트렌드와 소비자 요구에 맞춰 선제적으로 서비스를 조정해 나가야 한다. 초개인화된 이커머스 생태계에서 코로나19 거품이라는 오명을 벗고 더욱 발전하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기업으로서 고민해봐야 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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