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훈 카카오 전 대표, 김범수·카벤에 소송...왜?

두나무 투자 성과급 관련 소송...실제 주장 액수 최대 887억원

인터넷입력 :2022/03/25 11:55    수정: 2022/03/25 22:24

임지훈 카카오 전 대표가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카카오벤처스(카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약속한 성과급을 받지 못했단 이유에서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 등에 따르면 임지훈 전 대표는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에 김범수 센터장과 카벤을 상대로 약정금 청구 소송을 냈다. 성과금 일부 금액인 5억원을 청구했지만, 실제 주장하는 액수는 최대 887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대표는 2012년 카벤 전신이자 김 센터장이 설립한 케이큐브벤처스 초대 대표를 맡았다. 그는 당시 115억원 규모의 벤처 투자 사모펀드를 조성했고, 이듬해 이 펀드로 두나무 상환전환우선주 1천주를 2억원에 매입했다. 임 전 대표는 2015년 카카오 대표로 적을 옮겼다.

임지훈 카카오 전 대표.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임 전 대표는 카벤과 성과급 우선 귀속분의 70%를 받는 성과 보수 계약을 체결했는데, 2015년 말 70%에서 44%로 보상률을 낮추는 대신 근무 기간과 상관없이 성과급 전액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계약을 변경했다.

이어 2017년, 두나무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출시했다. 곧 암호화폐 열풍으로, 두나무 기업가치는 2조원으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카벤 수익도 3천억원을 웃돈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대표는 2018년 카카오 대표직에서 내려왔고, 펀드도 지난해 청산됐다.

그러나 카벤은 올 초 성과급 지급이 어렵다고, 임 전 대표에게 통보했다. 당초 카벤은 현금 30억원가량, 두나무 주식 12만1천106주를 임 전 대표에게 정산하겠다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600억원 이상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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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측은 “상법 등 소정의 절차에서 (성과급 지급 관련) 미비 사항이 확인돼, 지급을 보류 한 것”이라며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는 해당 이슈 유효성과 범위에 관한 법적 판단 절차가 필요하며, 그 결과에 따라 집행하도록 카벤에 권고했다”고 전했다.

지급 약정 당시, 카벤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게 미비점이다. 카카오는 “주총과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이 없는 등 흠결이 있단 사실을 결산 시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모두 지적했다”면서 “법무, 세무 문제를 재검증해 법원 재판에서 성과급 지급 유무와 범위가 결정되면,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회계·법무법인에서)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