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미래먹거리로 각광받는 '로봇사업' 육성을 공식화하면서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펼처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호텔, 공항, 지하철, 박물관, 병원 등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 시장에서 로봇 공급에 주력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의료와 가정용 로봇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신사업으로 로봇 사업 공식화...의료·가정용 로봇 시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6일 제 53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설 계획이며, 그 첫 행보는 로봇 사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한 부회장은 "로봇을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 영역으로 생각하고 전담 조직을 강화해 로봇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 부회장은 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인수합병(M&A)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로봇분야 인수 가능성에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로봇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를 표면화시켜왔다. 올해 2월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 직속의 '로봇사업화 전담팀(TF)'을 1년도 채 안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켰다. 로봇사업팀의 인력은 현재 약 130명으로 전장사업팀(약 180명)과도 비슷한 수준으로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 1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로봇 브랜드 '삼성봇' 상표권 등록에 이어 미국 특허청과 캐나다 특허청 등에도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삼성 로봇 사업은 북미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2'에서 가사 로봇 '삼성 봇 핸디'와 인터랙션 로봇 '삼성 봇 아이', AI 아바타를 공개하며 로봇 시장 진출을 알렸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삼성봇 서빙'(음식 서빙), '삼성봇 가이드'(고객응대), '젬스'(웨어러블 보행 보조)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젬스는 고관절이나 무릎, 발목 등에 착용해 보행을 돕는 의료용 로봇이다.
LG전자, 적극적인 인재영입과 투자...로봇 브랜드 '클로이' 상용화 성공
LG전자는 일찌감치 로봇사업에 뛰어들어 로봇 브랜드 '클로이' 상용화에 성공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로봇 사업'을 전기차 배터리, 전장 사업과 함께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삼는다고 발표한데 따른 변화다.
LG전자는 로봇 업체 지분투자와 인재영입을 통해 로봇 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7년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를 시작으로, 2018년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 같은해 로봇개발 스타트업 '보사노바 로바틱스'에 지분을 투자해 로봇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LG전자는 인재 영입도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이현철 디렉터를 신임 인공지능연구소장으로 영입했으며, 이달 초에는 로봇 과학자 데니스 홍 CULA 교수를 자문역으로 영입했다.
홍 교수는 글로벌 과학전문지 파퓰러사이언스의 '젊은 천재 과학자 10인'에 선정된 로봇 분야의 글로벌 권위자이다. 또 로봇연구소 UCLA 로멜라(RoMeLa)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현재 LG전자의 로봇 사업은 카이스트 박사 출신인 노규찬 상무가 BS로봇사업 조직을 맡고 있으며, 성균관대 박사 출신인 백승민 상무가 로봇선행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LG전자는 일찍 로봇 시장에 뛰어든 결과 로봇 브랜드 '클로이'를 다양한 B2B 시장에서 상용화 서비스하고 있다. 병원과 호텔, 식당 등에서 물건을 운반하는 'LG 클로이 서브봇', 안내 로봇 'LG 클로이 가이드봇', 비대면 방역로봇 'LG 클로이 살균봇'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지난 2017년 인천공항에서 안내로봇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백화점, 대학교, 서울경마공원, 모델하우스, 대구지하철역사, 호텔, 박물관 등 다양한 공간에 LG 클로이 가이드봇 공급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클로이 살균봇은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장비 수요에 힘입어 지난해 미국 시장에도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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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세계 로봇산업은 올해 756억달러(9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에서 특히 서비스 로봇의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 301억달러(약 36조원)에서 연평균 23.3% 성장해 2026년 1033억달러(약 125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래에는 로봇이 가구당 최소 한 대씩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로봇은 지금까지보다 앞으로의 성장성이 훨씬 큰 산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