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룻밤도 불 켜고 자면 안 되는 이유

노스웨스턴 대학 연구팀 "심장병, 당뇨병 위험 높여"

과학입력 :2022/03/22 10:45    수정: 2022/03/22 14:37

잠 잘 때 캄캄한 게 무서워서, 또는 너무 피곤해서 등 여러 이유에서 전등을 켠 채 잠을 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취침 시간에 빛을 받으면 심박수의 상승 등을 일으키고 심장병이나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수면 중 빛에 노출되면 심혈관 건강과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자연적 과정인 일주기 리듬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잘 알려져 왔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심혈관 위험 요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하는 장면(제공=픽사베이)

필리보이스닷컴·기가진 등 외신에 따르면 노스웨스턴 대학의 아이비 메이슨 씨 등 연구팀은 20명의 젊은 피험자에게 ‘중간 정도의 빛’과 ‘어슴푸레한 빛’ 두 가지 실내 환경에서 잠을 자는 실험을 실시했다. 전자의 광량은 100룩스(lux)로, 일반적으로 실내 등이 켜졌을 때의 밝기다. 후자의 광량은 3룩스로 촛불의 빛보다 어둡고 달빛보다 약간 밝은 정도의 밝기다.

각각 실내 환경에서 하룻밤을 자도록 했는데 중간 정도의 빛 안에서 잔 사람은 어슴푸레한 빛 속에서 잔 사람보다 심장 박동수와 혈당치 상승이 나타났다. 또 인슐린 저항성도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수면의 질은 차이가 없었지만, 렘 수면의 비율이 중간 정도의 빛 속에서 잔 사람일수록 적었다. 메이슨 씨는 하룻밤이라도 수면 시 전등을 켜고 자면 심장병이나 당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높아진 인슐린 저항성은 제2형 당뇨병의 진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필리스 리씨는 “이 연구 결과는 수면 중 적당한 실내조명에 단 하룻밤만 노출 돼도 혈당과 심혈관 조절을 손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심장병, 당뇨병 및 대사 증후군의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면 중에 빛에 맞지 않도록 하거나 빛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텔레비전을 켜두거나 머리맡에 밝은 램프를 두는 것도 심장병이나 당뇨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취침 1시간 전에는 조명을 어둡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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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연구에 따르면 빛에 노출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수면 중 침실에서 인공조명 노출이 여성의 비만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노스웨스턴 대학의 조교수인 다니엘라 그리말디 박사는 “우리는 적당한 조명이 있는 방에서 잠을 잘 때 심박수가 증가하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자고 있어도 자율 신경계가 활성화되는 것은 좋지 않다. 일반적으로 심박수는 다른 심혈관 변수와 함께 밤에 낮고, 낮에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