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MSD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 10만 명분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 주 내 라게브리오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청이 라게브리오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국내 확진자 급증에 따라 먹는 치료제의 대상 및 처방기관이 확대됐지만, 투약 대상에서 제외된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투여 대상은 ▲60세 이상 ▲모든 연령의 면역저하자 ▲40대 이상의 기저질환자 등이다. 처방 기관도 재택치료·생활치료센터·요양병원·시설·상급종합병원 등으로 확대됐다.
다만, 팍스로비드는 처방에 제한이 존재한다. 신장 및 간 기능이 저하된 사람의 복용에 주의가 필요하며, 병용금기 약물이나 병용시 주의해야 할 약물도 존재하기 때문에 처방을 받을 수 있는 확진자들이 적지 않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고령층에서는 상당 부분 이런 투약을 못하는 경우들이 상당히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대체제로 라게브리오 도입을 검토한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해 국가감염병임상위원회는 팍스로비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게 라게브리오 도입 필요성을 논의한 바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라게브리오의 제한적 사용이 권고됐다.
또한 팍스로비드 재고분도 충분치 않다. 현재까지 국내 도입한 팍스로비드 총 16만3천만명분 가운에 8만7천명분이 사용돼 남은 양은 2주 정도다.
정은경 청장은 “현 추세로는 2주 정도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처방량이 늘고 있다”며 “지난해 라게브리오 24만여 명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해 식약처가 긴급사용승인에 관련된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라게브리오의 국내도입과 함께 팍스로비드의 3월 말 도입, 먹는 치료제 추가구매 등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