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상호무정산 원칙 해당" vs SKB "상인 보수청구권 인정돼야"

망 이용대가 분쟁 2라운드 새로운 공방 시작돼

방송/통신입력 :2022/03/17 16:44    수정: 2022/03/17 16:53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網) 이용대가를 놓고 다투고 있는 항소심이 시작되자마자 새로운 법리 논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큰 틀의 공방 논리는 1심 때와 비슷하다. 다만 넷플릭스는 ‘빌앤킵((Bill and Keep. 상호무정산)’ 원리를 들고나왔고, SK브로드밴드는 ‘상인의 보수청구권’이라는 새로운 법리로 맞서고 있다는 점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러한 법리와 관련해 재판부가 구체적인 논거를 답변으로 요구하면서 실질적으로 법리를 입증하려는 양측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재판부는 항소심이 열린 17일 양측에 SK브로드밴드가 구축한 넷플릭스 데이터 전용 국제회선의 이용 여부 및 실제 비용 부담 그리고 다른 CP와의 대가 관계, 빌앤킵 원칙 등에 대한 별도 답변을 요구했다.


■ OCA로 네트워크 비용 사라졌나

우선 넷플릭스는 자체 CDN 오픈커넥트(OCA)를 통해 ISP인 SK브로드밴드가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일본 도쿄와 홍콩에 설치된 OCA를 통해 트래픽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SK브로드밴드가 자사 OCA에 연결한 만큼 다른 통신사에 치러야 하는 중계접속 비용을 아끼고 있고, 이 때문에 넷플릭스와 서로의 이득을 위하고 있고 빌앤킵 원칙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1심에서 접속과 전송을 구분해 각각 유상, 무상이란 주장을 내놨던 넷플릭스가 패소판결의 논리를 대신해 새로운 주장을 꺼내든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모두 반박했다. 우선 OCA로 비용절감 효과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해외 OCA에서 국내 인터넷 가입자까지 전송 구간에 대한 운영 관리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있고, 국내에 OCA를 설치하더라도 국내 데이터 전송과 IDC 상면료, 전기사용료 비용이 드는데 넷플릭스가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을 비롯해 애플TV, 디즈니플러스의 사례를 들어 넷플릭스와 유사한 망 이용 형태에 대한 유상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는 점을 반례로 들었다. 또 수조원을 들여 내재화한 CDN인 OCA를 운영하는 점은 넷플릭스가 스스로 데이터 송신 의무가 있다고 밝힌 것이라고 꼬집었다.


■ 상호무정산은 ISP 간 거래 관행

SK브로드밴드 측은 넷플릭스가 인터넷 원칙이라고 꺼내든 빌앤킵은 전제가 잘못됐다는 점부터 지적했다.

빌앤킵 정산 방식은 ISP 사이에서 트래픽을 소통하면서 교환 트래픽 비율 등을 따져 상호 간에 트래픽 정산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것인데 기간통신사 간의 거래 관행에 넷플릭스는 해당 사항이 없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부가통신사업자 해당하는 CP인 게 분명한데도 상황에 맞지 않는 개념을 끌고 와 호도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빌앤킵 역시 ISP 간의 네트워크 이용 관계에서 대가 지급이 전제됐다는 논리인데, 넷플릭스의 앞뒤 논리에 맞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 "네트워크 유상성 전제 협의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비용정산을 처음부터 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그러한 명시적 묵시적 합의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데이터 전송을 위해 품질 보증과 국제 트래픽, 네트워크 증설, 서버 링크 용량 등의 이유로 지속적으로 비용을 요구해왔다는 것이다. 무정산 합의가 아니라 상법 상 유상성을 전제로 해온 협의라는 설명이다.

SK브로드밴드는 나아가 넷플릭스에 부당이득반환에 따른 반소를 제기한 데 따라 상인의 보수청구권을 꺼내들었다. 상법에 따라 상인이 영업 범위 내에서 타인을 위해 행위를 한 때 상당한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는 법리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기간통신사로서 인터넷 전용회선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상법에 따라 영업 범위 내의 행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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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도 이에 따라 첫 번째로 SK브로드밴드가 구축한 전용회선이 기계적으로, 또 물리적으로 어떻게 이용되는지 증명할 것을 요구했다. 넷플릭스가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생략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CP와는 어떤 방식으로 거래를 갖고 있는지 묻기로 했다.

다음 변론 기일은 5월1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