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보다 키 큰 아이, ‘성조숙증’ 일수도

현재 키보다 크는 속도 정기 확인해야

헬스케어입력 :2022/03/15 16:02

자녀가 또래보다 키가 크다면 성조숙증일 수 있다. 아이가 성조숙증이 의심된다면 가까운 성장클리닉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성조숙증은 또래에 비해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는 것을 말한다. 여아는 만 8세, 남아가 만 9세 이전에 사춘기가 시작된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사춘기의 시작과 함께 신체적 변화가 동반되는데 남아는 고환의 용적이 4cc 이상이거나 여아는 가슴에 몽우리가 잡힌다면 사춘기가 시작된 것으로 보면 된다.

성호르몬은 2차 성징을 유도하고 성장판을 자극한다. 사춘기가 일찍 시작된 아이들은 성호르몬이 성장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또래보다 키가 빨리 크는 경향이 있지만 성장판이 일찍 닫혀 조기에 성장이 끝나게 된다.

이 경우, 성인이 되었을 때 평균 키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자녀가 또래보다 빨리 큰다고 해서 마냥 안심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현재 키가 또래보다 크다고 해서 모두가 성조숙증은 아니다. 아이의 현재 키보다는 키가 크는 속도를 더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키와 몸무게를 확인해 성장 속도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한데 만약 성장 속도가 최근에 급격히 빨라졌다면 이는 성조숙증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신호다.

사진=픽셀

실제 성조숙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0년에는 환자 수는 13만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여아의 초경 나이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초경 연령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최근에는 12.6세까지 앞당겨진 것으로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환경이나 식생활의 급격한 변화가 인체에 영향을 주고 호르몬 변화를 야기해 사춘기를 앞당기고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성조숙증은 중추성과 말초성으로 나뉘는데 치료를 위해서는 이 둘을 먼저 구분해야 한다. 먼저 중추성 성조숙증이란 성조숙증의 원인이 뇌의 시상하부나 뇌하수체 등의 중추성에서 유래하는 경우로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샘 축’의 조기 활성화로 인해 성호르몬이 정상보다 일찍 분비되어 발생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중추성 성조숙증인데 치료를 위해 사춘기 지연 주사를 4주~12주 간격으로 처방받게 된다. 드물게 나타나는 말초성 성조숙증은 고환이나 난소에 종양이 있어서 성호르몬이 다량 분비되거나 약품이나 화장품 등에 의하여 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경우 유발되는데 각 원인에 맞게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준 교수는 “일부 부모님들이 성조숙증 치료를 받으면 아이의 키가 더 자라지 않거나 여아의 경우에는 불임이 될까봐 걱정을 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라며 “사춘기 지연주사는 성조숙증으로 인해 성장판이 빨리 닫히는 것을 방지해 키가 꾸준하게 오랜 기간 크는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