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일수록 혈압 수치는 떨어지고 혈압 변동성이 커지는 등 고령 고혈압 환자에 대한 맞춤형 고혈압 치료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 연구팀은 2019년~2020년 6개 요양병원에 입원중인 394명의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290일 동안의 혈압 수치를 취합하고 혈압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노쇠하고 인지기능이 저하된 취약 노인일수록 혈압 수치는 떨어지고 혈압 변동성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건강수준이 악화될수록 혈압은 저하되지만 동시에 변동성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즉, 노쇠하거나 치매가 동반된 환자에서는 기존 고혈압 치료제를 줄이는 등 보다 세심한 혈압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혈압 변동성이 크면 혈압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다. 혈압 변동성이 큰 사람은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큰 부담을 느끼게 돼 동맥경화로 인한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 혈압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고혈압 상태를 스스로 인지하기도 어렵다.
관련해 고혈압은 70세 이상 노년층에서 유병률이 70%에 근접할 정도로 흔한 만성질환이다. 고혈압은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과 밀접하며, 치매 발생과도 직접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렇지만 장기요양병원 및 요양원에 거주하는 치매 노인을 위한 최적의 혈압관리 방안에 대한 근거가 부족했다.
김광일 교수는 “요양병원 등 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환자들은 심장·뇌신경·인지기능 등에 문제가 있거나 전반적인 기능상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약물복용을 비롯한 생활관리 차원에서의 포괄적인 진료와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혈압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인이 많아질수록 노인 고혈압 환자에 대한 적절한 관리는 더욱 중요한 의료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라며 “의료정보교류 모델과 같은 시스템을 활용해 제한적인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취약계층의 합병증 발생 및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치료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마련하는데 주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지원 사업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노인병 학회 공식 저널인 ‘Age and Ageing’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