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공공기관이 사용 중인 보안제품에서 취약점이 발견됐을 경우, 대응 기준과 절차를 명시한 'IT보안제품 취약점 대응체계'를 마련했다고 11일 밝혔다.
국정원은 최근 네트워크 장비 및 보안 소프트웨어(SW) 취약점을 악용한 사이버 공격이 늘어남에 따라, 대응체계를 마련했다.
실제 지난해 5월과 6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IT보안제품인 원격근무시스템(VPN) 취약점이 해킹 공격에 악용돼, 일부 내부 자료가 유출된 바 있다. 당시 신속한 보안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국정원은 IT보안제품의 취약점을 악용한 해킹 공격에 적시 대응하기 위해 취약점의 위험 수준을 구분하는 평가 기준과 이에 따른 세부 조치 절차를 4단계로 구분해 만들었다.
1단계(지속관심)는 발견된 취약점이 제품 운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이며, 2단계(보완권고)는 기관 내부 시스템 보안 기능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3단계(즉시보완)는 ▲소스코드 유출 ▲제품 내부에 백도어(해킹 프로그램)가 설치되거나 ▲취약점이 해킹조직 공격에 악용된 경우이다. 마지막 4단계(연동배제)는 해킹조직이 제품의 개발 또는 배포 과정에 연계되는 등 신뢰성이 결여된 경우로, 제품 사용 중지 및 전산망 연동배제가 요구되는 긴급한 상황이다.
단계별 세부 조치 절차를 살펴보면, 1·2 단계는 위험이 경미한 점을 고려해 운용 기관이 자율적으로 취약점을 보완 조치하면 된다. 3단계는 제품 사용 기관이 개발업체와 협조해 취약점이 보완된 패치 버전을 신속히 설치해야 하며, 4단계는 해당 제품을 전산망에서 즉시 분리한 후 대체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국정원은 이번 조치로 IT보안제품 취약점 발견 시 정해진 대응체계에 따라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져 관련 해킹 피해 예방 및 대응역량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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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취약점 대응체계에 따른 세부 시행방안을 사이버위협정보공유시스템(NCTI) 등을 통해 각급기관에 사전 통보했으며, 11일 국가사이버안보센터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최근 해킹 수법이 단순한 해킹메일 유포 방식에서 VPN 등 보안제품 취약점을 악용해 내부로 침투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보안제품의 취약점을 통해 국가·공공기관 전산망 전체가 해킹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기관과 보안업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