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강희민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펩타이드 접근성을 원거리에서 조절해 체내 면역 반응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생체 재료가 몸에 일으키는 면역 반응을 제어해 면역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연구진은 외부 자기장과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를 활용, 펩타이드에 의한 체내 면역 반응을 정교하게 제어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시도를 했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의 중합체로, 몸 안에서 세포 수용체와 특이적으로 결합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pH 조절이나 초음파, 빛과 같은 외부 자극을 이용해 면역 반응을 제어하는 방법이 있으나, 가역적으로 세포 반응을 제어하기 어렵고 생체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외부 자기장은 생체친화적이지만, 펩타이드를 완전히 노출하거나 가리는 이분법적 제어만 가능해 면역 시스템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면역 반응을 제어할 수 없었다. 반면 생체 환경에서는 펩타이드 접근성을 동적으로 제어하여 세포 수용체와 펩타이드의 결합을 통한 면역 반응 등 생화학적 반응을 일으킨다.
연구진은 세포부착성 펩타이드를 유리나 실리콘 같은 다양한 생체 재료 표면에 결합했다. 여기에 다양한 크기로 합성할 수 있는 외부 자극 감응형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를 신축성 연결체를 이용해 부착, 펩타이드 접근성 제어 시스템을 만들었다.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는 자기장을 가하면 자화되어 자성을 띄고, 자기장이 제거되면 자성을 잃는 성질을 가져 원거리 제어에 활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생체 재료 표면의 펩타이드 밀도가 같을 경우, 부착되는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크기에 따라 펩타이드 접근성을 제어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또 영구 자석으로 생체 재료 표면에서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높낮이를 조절해 펩타이드 접근성을 제어할 수 있음도 확인했다. 이를 활용해 초기 면역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식세포의 거동을 제어할 수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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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크기의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와 무기 나노 집합체 소재의 영구 자석을 통한 가역적인 움직임으로 앞선 연구들의 한계점을 극복했다는 의미가 있다. 또 세포 수용체와 펩타이드의 결합을 제어하는 '접근 가능한 펩타이드 밀도'라는 새로운 파라미터를 제시, 면역 시스템 제어 후속 연구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12일(한국시간) 온라인 공개되었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