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자임 신소재 종이센서, 6개 질병 진단물질 동시 검출

KAIST, 효소 적용 어려운 종이센서에 나노자임 적용...질병 진단, 암치료 응용 기대

과학입력 :2022/03/07 13:16

KAIST(총장 이광형)는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 연구팀이 가천대학교 바이오나노학과 김문일 교수팀, 포스텍 화학공학과 한정우 교수팀과 함께 나노자임 신소재로 6개 질병 진단물질을 검출할 수 있는 종이 센서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나노자임은 무기물질로 합성된 효소 모방 물질이다. 나노 크기 상태에서 효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특성을 가진 무기 물질이 있음을 응용한 것이다. 

공동연구팀은 기존 과산화효소 모방 나노자임들과 달리 중성에서 활성을 지니며, 큰 기공을 가져 산화효소를 적재할 수 있는 '코발트가 도핑된 메조 다공성 구조의 산화 세륨'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질병 진단물질인 글루코오스, 아세틸콜린, 콜레스테롤 등 6개의 물질을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종이 센서를 개발했다.

효소는 몸 속 다양한 화학 반응에 촉매로 작용한다. 최근 효소들을 정제해 다양한 물질을 검출하거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특히 과산화효소는 과산화수소와 함께 있을 때 투명한 발색 기질을 산화시켜 푸른색을 띠기 때문에 과산화수소를 시각적으로 검출할 수 있다. 산화 과정에서 과산화수소를 배출하는 아세틸콜린이나 글루코오스 등 다양한 물질의 산화효소와 함께 사용되면 표적 물질을 시각적으로 검출할 수 있다.

하지만 아세틸콜린이나 글루코오스 등을 산화시키는 대부분의 산화 효소가 중성에서 최적 활성을 가지는 것과 달리, 과산화효소 모방 나노자임은 산성에서만 활성을 지닌다. 그래서 중간에 수소 이온 농도 지수(pH)를 조절하는 버퍼 용액을 변경해야 하거나, 최적 활성이 아닌 지점에서 반응이 일어나 표적 물질의 미세한 검출이 곤란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중성 상태에서도 과산화효소 활성을 모방하면서 표적 물질의 산화효소를 담을 수 있는 나노자임 개발이 필요했다. 

공동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밀도범함수이론을 도입, 과산화효소 활성이 있던 산화 세륨 위에 어떤 원소를 도핑해야 중성에도 과산화효소 활성이 유지될지 스크리닝했다. 그 결과 코발트 원소가 최적 물질임을 계산을 통해 예측했다.

연구팀은 중성에서의 활성을 유도할 코발트 원소를 도핑하면서 산화효소를 적재할 수 있게 17㎚의 큰 기공을 지니는 메조 다공성 구조의 산화세륨 합성에 성공했다. 메조 다공성 나노물질들은 2~3㎚ 기공을 지닌다. 하지만 연구팀은 열처리 과정에 변화를 주어 큰 기공을 지니도록 합성했고, 이 기공에 산화효소들을 적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합성된 나노자임은 중성(pH 6)에서 최적 활성을 지녀 pH 변경 없이 산화효소와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 있었다.

DFT 계산을 통해 예측된 코발트를 도핑한 메조다공성 산화세륨이 5개의 산화효소를 적재하여 과산화수소를 포함한 6개 물질을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종이센서로 적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나노자임에 중요한 질병 진단물질인 글루코오스, 아세틸콜린, 콜린, 갈락토오스, 콜레스테롤의 산화효소를 담아, 과산화수소를 포함한 6개 물질을 동시에 검출하는 종이 센서를 개발했다. 

이 종이 센서는 20분 만에 6개 물질을 빠르게 검출할 수 있으며, 기존 하나씩만을 검출하는 센서들의 검출한계보다 더 좋은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산화효소를 메조 다공성 산화세륨에 적재해 60℃의 고온에서도 안정적이고, 60일이 넘는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함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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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나노자임은 기존 효소를 대체해 쓰일 수 있다는 잠재성 때문에 폭발적으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종이 센서 뿐만 아니라 각종 진단 및 암 치료에 나노자임을 도입해 진단 및 치료 분야에 큰 도약을 이뤄낼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