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MD·TSMC 이어 애플도 러시아서 판매중단

애플 "당분간 모든 제품 공급 중단"...타사 동참 여부 미정

홈&모바일입력 :2022/03/02 16:31    수정: 2022/03/02 17:18

인텔과 AMD가 러시아 시장에 코어 프로세서, 라이젠 프로세서와 라데온 그래픽칩셋 등 공급을 중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상무부가 부과한 대(對) 수출 규제에 따른 결과다.

또 애플은 애플페이 등 결제 서비스 무효화에 이어 1일(현지시간)부터 러시아 시장애 아이폰·아이패드 등 모바일 제품과 맥북에어·맥북프로 등 PC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애플 이외에 델이나 HP 등 미국 소재 PC 제조사의 동참 여부는 미정이다.

인텔 12세대 코어 i9-12900K 패키지. (사진=지디넷코리아)

■ 인텔·AMD·TSMC, 러시아 고객사에 제품 공급 중단

러시아 매체 RBC는 러시아 개발자·전자제품 제조사 연합(ARPE)을 인용해 "인텔과 AMD가 러시아 제조사 대상 각종 프로세서와 그래픽칩셋 등 공급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RBC는 또 "인텔 중국 지사 역시 협력사에 러시아 대상 제품 판매 중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 소재 제조사나 유통사의 각종 프로세서 보유량이 바닥나는 순간 제품 판매나 제조도 불가능해진다.

TSMC도 러시아 팹리스가 위탁한 반도체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TSMC)

대만 반도체 위탁가공 업체 TSMC도 대만 정부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TSMC에 반도체 생산을 의뢰하는 바이칼, MCST 등 러시아 업체도 3월 이후 생산된 칩을 공급받을 수 없게 됐다.

■ 프로세서 성능 향상으로 군용·민수용 제품 구분 무의미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말 결정한 대 러시아 수출규제는 ▲군용으로 쓰일 수 있는 제품 ▲민간 용도와 군사 용도로 쓰일 수 있는 제품에 적용된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인텔 코어 프로세서, 혹은 AMD 라이젠 프로세서 등은 이번 규제와 무관하다. 일반 소비자용 제품의 러시아 수출도 여전히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서버와 고부하 워크로드를 위해 설계된 AMD 2세대 에픽(EPYC) 프로세서. (사진=AMD)

그러나 PC 프로세서 연산 성능은 최근 급격히 발전했다. 굳이 서버용 제온(인텔)·에픽(AMD) 프로세서가 아니어도 일반 PC를 병렬로 연결하면 군사적 목적에 부합하는 성능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군용 제품과 민간 용도 제품의 구분이 쉽지 않다.

인텔과 AMD가 모든 프로세서의 수출 중단을 결정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인텔 관계자는 이번 공급 중단에 대해 "사업장을 둔 국가의 모든 수출 규제와 제재 조치를 준수하며 여기에는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과 산업안보국(BIS)의 조치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 애플, 우크라이나 부총리 호소에 '판매 중단' 선언

미국 상무부의 수출 규제는 일반 소비자용 제품의 러시아 수출까지 금지하지 않았다. 그러나 데스크톱PC나 노트북 등 제조사가 자발적으로 제품 공급 중단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애플이 좋은 예다.

M1 프로·M1 맥스 칩을 탑재한 맥북프로 14형/16형. (사진=애플)

애플은 1일(현지시간)부터 러시아 온라인 스토어를 통한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에어 등 모든 애플 기기 판매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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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 주 미국 상무부의 수출 규제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카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팀쿡 애플 CEO를 상대로 "러시아에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자 이에 응했다.

델이나 HP 등 미국에 본사를 둔 PC 제조사는 향후 대 러시아 제품 공급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