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지난 2007년 출시 되면서 온라인게임과 콘솔게임으로 양분됐던 거대 게임시장에 스마트폰 전용 모바일 게임이 본격 등장했다. 동시에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세계 스마트폰용 모바일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했다.
국내 시장은 2010년 이후로 모바일 게임시장이 커지면서 초창기에 뛰어든 소규모 게임업체가 중견 업체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대형게임사도 모바일게임 경쟁에 가세하면서 대형업체가 시장을 이끄는 형세로 재편됐다.
스마트폰용 모바일 게임은 휴대하면서 게임을 어디서든지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은 PC 온라인게임에 비해 이용자의 게임내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타인에게 판매하기 힘든 제약이 발생한다.
지난 2018년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한 블록체인을 결합한 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게임이 엑시피니티다.
베트남 게임 개발사 스카이마비스가 선보인 엑시인피니티는 기존 모바일게임에서 약점을 보완해 이용자의 몬스터 캐릭터 엑시를 NFT(대체 불가 토큰)로 타인에게 팔거나 대여 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또한 암호화폐인 이더리움 기반 토큰 엑시(AXS)를 발행해서 게임에서 상대방에게 승리하거나 농장을 가꾸면서 획득한 게임내 머니인 SLP를 획득해 엑시 토큰으로 교환 후 가상화폐 거래소에 판매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게임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는 P2E(Play to Earn) 장르를 선보인 엑시인피니티는 필리핀등 동남아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암호화폐 엑시는 지난해 11월초 시총 15조 원을 기록했다.
엑시인피티 성공으로 세계 게임업체는 앞다퉈 P2E 장르 게임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P2E 게임은 수천 개가 난립하고 있다. P2E 게임 순위를 제공하는 플레이투언넷에는 1천 개 게임 순위 리스트를 게임 이용자에게 제공 중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P2E 게임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 이용자는 P2E 게임을 즐길 수 없다. 게임법상 P2E 장르를 사행성으로 규정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 판단으로 게임사는 국내에서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P2E 게임을 즐기고 싶은 국내 이용자는 VPN으로 네트워크를 우회해서 게임에 접속해야 한다. 더불어 해외 구글 계정을 새로 만들어야 P2E 게임을 어느 정도 즐길 수 있다.
국내 업체도 불리한 상황이다. 보통 게임사는 게임 출시를 국내에 우선 한다. 이후 어느 정도 콘텐츠와 서버 안정화를 거치고 이용자 의견을 수용해 게임 업데이트 후 해외 시장에 진출해서 해외 게임과 경쟁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스마일게이트 게임 로스트아크 경우 지난 2018년 11월 출시 이후 거의 3년 동안 국내에서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 질을 높여서 지난 11일 스팀에 출시했다. 결과는 동시접속자 130만 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위메이드 게임 미르4 또한 국내서 먼저 출시 후 해외 진출을 통해 지난해 11월 동시접속자 130만 명을 기록했다.
해외에서 수 천개 게임과 경쟁하려면 국내에서 이용자 의견 수렴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P2E 게임은 국내 서비스가 원천적으로 막혀있어 이용자 의견을 듣거나 콘텐츠를 업데이트할 수 없다.
일부 소규모 국내 업체가 P2E 게임을 해외에 출시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예외적으로 성공한 경우는 위메이드의 미르4 뿐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중소업체는 이용자가 원하는 니즈를 파악하지 못하고 해외로 출시했을 경우 기존 P2E 게임과 불리한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에 직면해 있다.
이를 위해 게임법 개정을 통해 P2E 게임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게임법 개정은 국회 통과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여야간 입장 차이로 부결되었을 경우 새로운 게임법을 다시 수정해 재상정 해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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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P2E 게임 개발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3일 개최된 차기정부 게임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액션핏 주승호 대표는 내재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가이드라인과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통해 빠르게 이용자와 시장의 선택을 받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같이 참석했던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도 "과거에 중소기업청이 이더리움 게임 개발 지원사업을 진행했었다. 한 쪽에서는 P2E 게임을 개발하라 하지만 한 쪽에서는 개발 및 서비스를 못 하게 하는 상황이다"라며 "P2E 가이드라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힘을 더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