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IT 업계가 갈수록 가중되는 인력난 탓에 동남아시아에서 해외 개발자를 원격으로 채용해야 하는 형편까지 내몰렸다.
이런 상황에 맞춰 해외 인력을 알선해주는 스타트업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개발 인력이 부족해 개발자 임금이 치솟고 그마저 대기업으로 인력이 쏠리는 상황이다.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IT 기업은 애써 양성한 개발자마저 자꾸 뺏길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사업에 차질이 생기고 다시 개발자 구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으로 빠져들었다는 하소연이 많아지고 있다.
■ 허리 사라진 중소 IT기업
인력 유출 현상은 중소기업에서 수년에 걸쳐 능력을 키운 개발자가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과 스타트업으로 이탈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1.5~수배에 달하는 연봉과 함께 수천만 원의 인센티브, 높은 수준의 복지 등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개발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개발자 60% 이상이 이직한 회사도 여럿이라고 한다.
한 중소기업 임원은 “더 좋은 업무 조건으로 옮긴다는 직원을 우리가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주변 기업을 만나보면 신입사원과 윗선임의 경력이 10년 이상 차이 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며 중간 단계의 실무 개발자들이 모두 대기업이나 금융사 등으로 이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력을 잃은 중소 IT 기업은 수주한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신입 개발자 또는 비전공자를 채용한 뒤 실무에 투입하는 형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 입사하는 신입 개발자 10명 중 4명이 비전공자로 여겨지고 있다. 문제는 중소기업에서 1~2년에 걸쳐 길러낸 인력까지 대기업으로 이탈하는 상황이 빈번하다는 것이다.
한 중소IT기업 대표는 “앞으로 함께 같이할 생각으로 매년 1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해 2년에 걸쳐 학습을 시켰는데, 실무에 적응할 수준이 되면 모두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이직을 한다”며 “이제는 사람이 무서워 채용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 부족한 인력 해외 개발자로 해소
실무 개발자 확보에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일부 IT기업은 동남아 등에서 해외 개발자를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은 국내에 비해 개발자 임금이 저렴하고, 개발자 수급도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현지 재택근무 형태의 채용이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낳은 원격업무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채용을 위한 면접도 모두 화상회의를 통해 진행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두 의사소통이 편하고 같이 일할 수 있는 한국 개발자를 선호하지만 이런 경력 개발자는 빅테크에서 모두 쓸어간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신입 개발자로만 채우는 것도 불가능한 만큼 해외 개발자를 선택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사람인 남광현 IT연구소 소장은 “국내 개발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다”며 “국내에 충분한 인재가 성장할 때까진 이러한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해외 개발자를 찾아주는 스타트업도 생기고 있다.
스타트업 슈퍼코더는 수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 해외 개발자의 기술적 역량, 협업 능력, 성실성 등을 평가해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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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민 슈퍼코더 대표는 "슈퍼코더는 기술 역량이 검증된 해외 개발자를 원격 근무 형태로 일할 수 있도록 연결시켜드리고 있다”며 “개발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IT기업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코더를 통해 개발자를 채용한 쿼키의 부창용 대표는 "개발자를 채용하기 어려워 제품을 개발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다”며 “다행스럽게도 실력 있는 해외 개발자를 구해 시장에 적시에 출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