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뇌에는 노래에 반응하는 영역이 따로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MIT 연구진은 22일(현지시간) 사람 뇌의 청각피질에서 가사와 멜로디가 있는 노래에 반응하는 신경세포군을 발견했다고 22일 (현지시간) 밝혔다. 이 부분은 가사가 없는 연주곡이나 보통 말 소리에는 반응하지 않았다.
MIT에서 박사후과정을 할 때 논문 제1저자로 참여한 샘 노먼-헤이그니어 로체스터대 교수는 "이번 연구로 청각피질에 상대적으로 세분화된 기능을 하는 분리된 영역이 있다는 증거를 얻었다"라고 밝혔다. 이 영역의 정확한 역할이나 기능에 대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 피질뇌파검사로 노래에 반응하는 영역 식별
연구진은 앞서 2015년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fMRI)을 활용, 뇌의 청각피질에서 음악에 반응하는 신경세포 영역을 발견한 바 있다. 당시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여러 종류의 음악과 발화, 손가락 튕기는 소리나 개 짖는 소리와 같은 일상적 소리 등 165가지의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고 fMRI로 뇌의 변화를 관찰했다.
이번에는 fMRI 대신 대뇌 피질에 직접 전극을 접촉해 신호를 기록하는 피질뇌파검사(ECoG)를 실시, 보다 자세한 결과를 얻었다. 음악에 반응하는 부분 중 특히 노래에 반응하는 부분을 찾아내고, 바로 옆에 광범위한 종류의 음악에 반응하는 영역이 있음을 발견했다.
ECoG는 혈류의 변화를 감지하여 뇌 활동을 측정하는 fMRI에 비해 정교한 관측이 가능하다. 다만 뇌에 직접 전극을 붙여야 하기 때문에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 목적으로 실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간질 환자가 뇌 수술을 앞두고 문제 원인 부위를 찾기 위해 몇일 간 ECoG를 실시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연구진은 이런 환자 15명에게 동의를 얻어 2015년 연구에서 사용한 165가지 소리를 들려주고 뇌 반응을 측정했다.
■ 뇌 기능별 영역 성장에 대한 단서 기대
이어 ECoG 검사 기록과 2015년 연구의 fMRI 기록 데이터를 결합하는 수학적 방법론을 개발했다. 더 넓은 영역을 측정할 수 있는 fMRI의 장점과 해상도가 높은 ECoG의 장점을 살려 노래에 반응하는 뇌 영역을 보다 정확하게 찾아냈다.
노래에 반응하는 영역은 측두엽 상부, 언어와 음악에 반응하는 부분 근처에 위치해 있다. 이로 미루어 노래 반응 영역이 음정 혹은 말과 음정의 상호작용에 반응한 후, 뇌의 다른 부분에 정보를 전달해 추가적 처리를 하게 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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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앞으로 노래의 어떤 요소가 이들 신경세포군의 반응을 끌어내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또 어린 아이 역시 이러한 영역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통해, 이러한 뇌 영역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단서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는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