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대화하고 창작하는 '상위1%' 초거대 AI 아티스트 등장

LG '틸다' 뉴욕 패션 위크서 공개...엑사원 기반 '스스로 창작' 첫 AI 휴먼

디지털경제입력 :2022/02/15 10:00    수정: 2022/02/15 16:01

LG가 현지시간 1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 패션위크에서 세계 첫 초거대(Hyperscale) AI 기반 아티스트 '틸다'(Tilda)를 공개했다. '틸다'는 LG AI 연구원의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기반으로 구현한 첫 번째 AI 휴먼이다.

글로벌 개발 경쟁이 한창인 초거대 AI는 AI가 인간의 언어를 학습해 사람처럼 대화하게 하는 기술이다. 기존 일반 AI 보다 인간의 뇌에 더 가깝게 사고·학습과 판단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텍스트, 음성, 이미지, 영상 등 서로 다른 양식의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이해하고 변환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Modality) 인터페이스 기술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뉴욕 패션 위크에 가기 위해 공항에서 기다리는 AI 아티스트 '틸다'.(사진=LG)

이번에 공개된 '틸다' 역시 지금까지 나온 가상 인간들과 달리 스스로 학습해 사고하고 판단한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고 인간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향후 예술 패션 뿐만 아니라 제조∙연구∙서비스∙교육∙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돕고, 인간과 협력할 수 있다. LG가 주목하는 지점도 장기적으로 이를 발전시켜 전문가 AI 휴먼을 만들어 각 분야에서 인간과 협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틸다가 ‘금성에 핀 꽃’이라는 주제로 창작한 패턴 이미지.(사진=LG)

LG AI연구원 측은 "지난해 5월 디자이너와 협업이 가능한 '창조적 초거대 AI' 개발 계획을 밝혔고, 이번 뉴욕 패션 위크에서 실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틸다'라는 이름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AI와 인간이 함께 만드는 변화의 물결'과 '인간과 AI의 연결'을 형상화할 수 있는 '~(물결표)'의 기호 이름인 Tilde에서 따온 것이다.


■ 패션·미술 분야에 재능 가진 '틸다', 메타버스에서 Z세대와 소통할 듯


이날 LG에 따르면 '틸다'는 이번 뉴욕 패션위크에서 박윤희 디자이너와 손잡고 '금성에서 핀 꽃'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의상들을 선보였다.

'무엇을 그리고 싶니?', '금성에 꽃이 핀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 '틸다'가 사람처럼 다각도로 생각하며 기존에 보지 못한 새로운 이미지들을 창작하면, 이에 영감을 받은 박윤희 디자이너가 디테일을 더해 의상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협업이 진행됐다.

실제로 이번 F/W 컬렉션을 구성하는 200여개의 의상들은 '틸다'가 '금성에 핀 꽃'이라는 주제로 창작한 3천장이 넘는 이미지와 패턴을 기반으로 제작된 것이다.

뉴욕 패션 위크 런웨이 현장.(사진=LG)

박윤희 디자이너는 "사실 뉴욕 패션 위크와 같은 큰 무대에 서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라며, "새로운 디자인과 영감을 찾기 위해서 몇 달 전부터 수십 명의 디자이너와 컬렉션을 준비해야 했는데, 이번에 '틸다'와 함께 작업하며 한 달 반 만에 모든 준비를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틸다'는 입력된 언어의 맥락까지 이해해 기존에 없는 이미지를 창작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이기 때문에 예술 작품이나 디자인 이미지들을 학습해 유사한 화풍 또는 브랜드 디자인 콘텐츠를 만드는 기존 AI들과 기술적으로도 차이가 있다.

'틸다'가 스스로 창작을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세계 최대 수준인 말뭉치 6,000억개 이상, 텍스트와 결합된 고해상도 이미지 2억 5천만장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한 초거대 AI EXAONE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틸다가 창작한 이미지 패턴화해 의상 제작한 사례.(사진=LG)

'틸다'는 패션 위크 일정을 마무리한 이후 독자적인 친환경 패션 브랜드를 런칭해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패션에 담아 지속적으로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패션과 미술 분야에 재능을 가진 '틸다'는 고객들이 LG의 초거대 AI를 메타버스에서 만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할 예정이며 특히, 환경 문제에 대한 남다른 고민 의식을 가지고 있는 Z세대들과 소통하는 'AI 아티스트'로 활동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안에 '틸다'가 가진 철학을 담은 독자적인 패션 상품들과 아트작품들을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직접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며, "Z세대와 직접 소통하며 다양한 창작을 함께 해볼 수 있는 메타버스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은 '틸다'를 시작으로 향후 제조∙연구∙서비스∙교육∙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돕고, 인간과 협력하는 전문가 AI 휴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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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다'와 박윤희 디자이너의 협업은 AI가 인간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전문성을 갖춘 크리에이티브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렸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LG 엑사원은 언어와 이미지 간의 양방향 데이터 생성을 최초로 구현한 초거대 AI로, 이번 뉴욕 패션쇼는 엑사원을 기반으로 만든 AI 휴먼 엔진을 탑재한 '틸다'의 잠재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며, "인간과 협력하는 ‘상위 1% 전문가 AI’의 또 다른 형태인 '틸다'를 통해 다양한 협업 모델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