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독성 단백질 쌓이지 못하게 해 치매 예방

부산대·고려대 연구팀, 알츠하이머병 치료 새 접근법 제시

과학입력 :2022/02/13 12:00    수정: 2022/02/14 13:29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로 구성된 병원성 아밀로이드 섬유 응집체가 뇌에 생겨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연구진이 아밀로이드 단백질 응집체 형성을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김준곤 고려대 교수와 최정모 부산대 교수 연구팀이 점 돌연변이를 활용, 아밀로이드 베타의 초기 상호작용을 방해하여 단백질 응집체 형성을 억제하고 세포 독성을 완화하는 점 변이체를 설계했다고 13일 밝혔다. 

점 돌연변이란 단백질 전체 아미노산 서열 중 한 개가 바뀐 돌연변이를 말한다. 이 연구에서는 1-4개까지의 점 돌연변이를 갖는 점 변이체가 쓰였다. 

기존 알츠하이머병 치료는 주로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요법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근본적 치료를 위해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표지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의 섬유 응집체와 타우 단백질의 신경섬유 엉킴을 표적으로 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연구팀은 단백질 점 변이체와 상호작용을 통해 병원성 응집체 형성을 억제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했다. 아밀로이드 베타가 응집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특정 상태를 표적으로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연구 결과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 과정에서 초기 상호작용의 핵심이 되는 단백질 영역을 규명했다. 또 단백질 상호작용을 저해하는 변이체를 설계, 실제 응집체 형성이 억제되고 세포 독성이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변이체가 야생형 아밀로이드 베타와 함께 있을 때, 상호작용을 통해 야생성 아밀로이드 베타의 병원성 아밀로이드 응집체 형성을 저해하고 세포 독성을 완화하는 것이 관찰됐다. 

아밀로이드 베타(1-42) 점 변이체(밝은 파란색)를 이용한 야생형 아밀로이드 베타(빨간색)의 응집 현상 억제를 묘사한 그림. 응집 현상 억제를 위한 핵심 변이 위치가 노란색으로 표현돼 있다. (자료=고려대 김준곤 교수)

단백질 구조에 기반한 체계적 설계를 통해 고안된 변이체를 이용, 병원성 비정형 단백질의 응집 현상을 저해하는 방법론은 알파 시누클레인, 타우 등 다른 단백질의 구조를 이해하고 응집 현상을 제어하는 데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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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병원성 아밀로이드 응집체 형성을 막는 아미노산 서열 편집 방법을 찾아 퇴행성 신경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실제 임상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더욱 고차원 실험 모델에서의 효과 및 안정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기초연구실 및 우수신진연구)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지난달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