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지난해 선방했지만…中CATL과 격차 심화

3사 모두 두 자릿 수 성장...CATL과 생산 점유율은 두 자릿 수로 벌어져

디지털경제입력 :2022/02/09 16:45    수정: 2022/02/10 00:07

국내 배터리 3사가 지난해 실적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확대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잡기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같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CATL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3사는 지난 1월부터 2월에 걸쳐 일제히 실적을 발표했다.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건 단연 삼성SDI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13조 5천532억원, 영업이익 1조 676억원을 달성하며 창사이래 최대치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9% 증가해 1조대를 돌파하면서 배터리 3사 중 가장 높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중대형 전지 매출 성장과 Gen.5(젠5) 배터리 중심으로 공급이 확대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ESS는 가정용과 UPS(무정전전원장치)용 등 고부가 제품의 판매역시 증가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올랐다.

왼쪽부터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최윤호 삼성SDI 대표 (무순)

LG에너지솔루션도 전년대비 42% 증가한 17조 8천51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호조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7천685억원으로 전년 2천895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당초 연 매출 목표였던 18조9천억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고 수율 등 생산성 개선 노력을 바탕으로 전년(12조5천700억원) 대비 42% 상승한 매출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SK온은 중국 옌청 및 혜주 공장 등의 판매량 성장에 힘입어 전년대비 90% 가량 증가한 3조3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양산을 앞둔 글로벌 공장 초기 가동 고정비, 연구개발비 등으로 영업손실 6천831억원을 나타냈다.

3사의 고른 실적과 더불어 배터리 생산량에서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60.2GWh로 전년 대비 75.5% 증가해 지난해 기준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2위 자리를 지켰다. SK 온은 107.5% 증가한 16.7GWh를 기록하며 전년 6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삼성SDI는 56.0% 증가하며 6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CATL과의 격차는 더욱 두드러졌다. 2020년과 비교해 순위변동은 없지만 점유율 격차가 심화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CATL과 1.2% 차이로 턱밑까지 추격했으나 지난해 12%이상 점유율 격차를 보이며 1위권과 멀어졌다. 특히 국내 3사의 합산 점유율도 30.4%로 1년 전(34.7%)보다 하락했다. 3사 점유율을 합산해도 CATL의 점유율(32.6%)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편, 2021년 연간 전세계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296.8GWh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지역별로 중국 시장은 149.2GWh로 2.3배 이상 늘어나면서 점유율 50.3%를 기록했다.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에서 중국 시장이 전체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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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당초 축소할 예정이었던 전기차 보조금을 유지한 데다, 2020년에 감소했던 데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난 것이 성장세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SNE리서치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확대됨과 동시에 중국계 업체들의 해외 공략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 등의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올해 국내 3사가 다양한 위협 요인들에 맞서 계속 선전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