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하게 변형되고 섬유 표면에 인쇄할 수 있는 리튬 배터리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형태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어 웨어러블 기기나 몸 속에 삽입하는 의료 기기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 소프트융합소재연구센터 손정곤 박사 연구팀은 양극과 음극, 집전체, 전해질, 패키징 등 모든 소재 자체가 신축성을 가지며 인쇄도 가능한 리튬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최근 스마트밴드 같은 웨어러블 기기나 몸 속에 삽입하는 페이스메이커 같은 이식형 전자기기, 실감 메타버스를 위한 말랑말랑한 착용형 디바이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몸의 피부나 장기처럼 말랑말랑하고 늘어나는 형태의 배터리를 만들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배터리는 단단한 무기물 형태의 전극 소재가 부피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늘어나게 하기 어려웠다. 전하를 뽑아 전달하는 집전체와 분리막 등 다른 구성 요소들도 늘어나야 하는 데다, 액체 전해질이 새는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연구진은 기존 바인더를 기반으로 말랑말랑하고 늘어날 수 있는 유기젤 소재를 새로 개발했다. 이 소재는 전극 활물질을 강하게 잡아주고 이온 전달이 용이하다. 또 신축성과 기체 차단성이 좋은 소재를 패키징 소재와 전자를 전달하는 집전체 소재로 사용하여 전도성 잉크 형태로 제작했다. 이에 따라, 전해질을 흡수하여 부푸는 일 없이 전압이 높고 모양이 다양한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이 배터리는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를 그대로 쓸 수 있어 3.3V 이상의 구동 전압 하에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유사한 수준의 우수한 에너지 저장 밀도(~2.8 mWh/cm²)을 보였다. 배터리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이 50% 이상의 높은 신축성을 보이며, 1천 번 이상 반복적으로 잡아당겨도 성능을 유지한다.
연구진은 제작한 전극 소재와 집전체 소재를 스판덱스 재질 팔토시 양면에 직접 인쇄하고 그 위에 신축 패키징을 진행하여, 신축성 고전압 유기계 배터리를 옷 위에 인쇄했다. 팔토시를 입고 벗고 잡아당길 때에도 배터리로 스마트워치를 계속 구동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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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곤 박사는 "높은 에너지 밀도 및 기계적 변형에 대한 신축 안정성 이외에도, 구조적 자유도와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의 소재를 사용할 수 있는 재료적 자유도를 동시에 확보한 신축성 리튬 이온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라며 "신축성을 가진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 웨어러블이나 신체 부착형 소자 개발에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K-lab 프로그램,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되었다. 연구내용은 나노기술 분야 과학 저널 ACS나노에 최근 온라인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