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디지털 부총리, 예산 등 실질 권한 가져야"

[대선기획/학회장에게 정책을 묻다①]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장 임규건 한양대 교수

디지털경제입력 :2022/02/08 13:16    수정: 2022/02/12 13:01

20대 대선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디지털 강국, 벤처기업 육성, 일자리 창출 등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다양한 공약을 내놓았다. 일부 후보는 과학과 기술 분야 부총리급 정부 부처도 약속했다. 학계는 대선 주자들의 이런 공약을 어떻게 평가할까. 또 어떤 공약을 원할까. 지디넷코리아는 대선기획 차원에서 국내 주요 학회장들에게 대선 후보들의 정책 평가와 바라는 정책을 물어봤다. 이를 차례로 소개한다. <편집자>


임규건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장(한양대 교수)에게 먼저 문재인 정부의 산업 정책 중 잘한 것과 못한 것을 물었다. 임 교수는 "잘한 점은 지능정보시대에 대한 투자와 공공데이터 개방과 혁신을 추구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인공지능(AI)을 강조하며 "IT강국을 넘어 AI강국으로 가자"며 국가AI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또 데이터가 중요하다면서 '데이터 고속도로' 정책도 마련했다. 문재인 정부의 못한 점에 대해 임 교수는 "누구나 피부로 느끼는 부동산 실책"이라고 말했다. 문 정부가 야심적으로 신설한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대한 평가도 호의적이지 않았다. "디지털과 관련해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해 혁명적인 무엇인가가 일어날 것만 같은 기대를 주며 초기에 많은 관심을 끌었지만 정작 큰 성과가 보이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임 교수에게 여당(이재명) 후보의 대선 정책 중 눈에 띄는 거나 괜찮은 걸 물었다. "전자상거래와 디지털 무역 지원을 위해 새로운 디지털 혁신지원 체계를 구축, 글로벌 통상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게 돋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전환에 135조원을 투입해 일자리 200만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구체성이 부족, 다소 선언적 의미로 들린다"고 덧붙였다.

임규건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장(한양대 교수)

앞서 이재명 후보는 지난 1월 세계 5강, 국민소득 5만달러, 코스피 5000시대 등 소위 '555' 달성으로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신경제 비전'이라는 이름으로 디지털전환에 135조원 투자, 디지털 인재 100만명 양성, 과학기술혁신부총리제 도입, 기후에너지부 신설 등을 약속했다.

특히 이 후보는 4대 분야(산업, 국토, 과학기술, 교육) 대전환을 통해 G5 국가에 진입하자고 강조한다.

윤석열 후보의 대선 공약은 어떨까. 임 교수는 윤 후보의 눈에 띄는 산업 및 경제 정책으로 전자정부 2라운드에 해당하는 디지털플랫폼 정부 수출과 공공소프트웨어 혁신 제품 구매, IT유연 근무 환경 조성 등을 꼽았다. 이어 "우리나라가 전자정부 수출국이지만 디지털 시스템은 쉽지 않은 수출 품목이니 디지털 플랫폼 수출을 세심히 추진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 있다"고 조심스레 진단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월말 여의도 당사에서 '디지털 경제 패권국가로 도약'을 슬로건으로 6가지 디지털 분야 정책을 밝혔다. 6가지 정책은 AI산업 육성과 소프트웨어산업 발전 앞장, 고도화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 반도체 등 디지털 융합 산업 적극 육성, 튼튼한 사이버 안전망 구축,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등이다. 임 교수는 다른 후보 중 눈에 띄는 정책으로 안철수 후보가 내세운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전면적인 규제개혁을 들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캠프에 제안할 1순위 정책에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국민의 의사가 국정에 바로 반영될 수 있고, 투표 등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디지털 민주주의를 좀 더 앞당겼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핫이슈로 부각한 차기 정부의 정부 조직개편에는 "몇몇 후보들이 제안한 과학기술 디지털 분야에 부총리제를 만들거나 관련된 디지털 미래혁신 위원회 구성을 환영한다"면서 "이들이 성공하려면 실질적 권한과 예산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직을 만드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 조직이 혁신적인 활동할 수 있게 시스템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규제에 대해 임 교수는 "기업이나 정부 입장이 아니라 일반국민 입장에서 고민해야 한다"면서 "국민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는 즉시 없애야 하고 반대로 국민을 위해 필요한 규제는 즉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는 1993년 설립됐다. 지난 30년간 인공지능 기반이 되는 전문가시스템과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시맨틱 웹(Semantic Web), 지능형 에이전트, 데이터마이닝, 빅데이터분석, 사물지능, 공간 정보기술, 인공신경망, 딥러닝 등에 대한 기술 연구 및 서비스 개발에 주력해왔다. 매년 춘,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특히 2004년부터 지능형 제품과 서비스를 수상하는 인텔리전스 대상을 주관하고 있다.

임규건 현 회장(맨오른쪽)을 비롯한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 임원진들이 2018년 춘계학술대회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