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RM 인수 결국 좌절..."경쟁방해 우려 때문"

FT·로이터 등 보도…"소프트뱅크, ARM CEO 교체한 뒤 연내 IPO"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2/08 10:31    수정: 2022/02/08 17:24

2020년 9월부터 시작된 엔비디아의 ARM 인수 시도가 결국 좌절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7일(현지시간) 이번 인수 건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유럽연합(EU)과 영국, 미국 등 각국 규제기관이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 저하 우려를 드러내 두 회사 합병이 결국 좌초됐다"고 보도했다. 

또 "엔비디아도 7일(미국 현지시간) 오전 이사회 회의를 통해 ARM 인수를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역시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ARM을 엔비디아에 매각하려던 소프트뱅크의 계획이 좌초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ARM 인수 계획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엔비디아)

인수 무산에 따라 엔비디아는 ARM 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에 위약금으로 12억 5천만 달러(약 1조 4천790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단 이 위약금은 엔비디아의 ARM 인수 공식화 당시 이미 계약금의 일부로 소프트뱅크에 지급이 끝난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관계자 중 한 명을 인용해 "소프트뱅크 그룹은 올 연말 이전에 기업공개(IPO)를 통해 ARM 지분을 내려 놓으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상장은 영국이 아닌 뉴욕증권거래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블룸버그 역시 지난 1월 말 소프트뱅크는 ARM 매각이 무산될 경우 차선책으로 기업공개(상장)를 선택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ARM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해 데이터센터 서버용 칩을 강화하려던 엔비디아는 이번 인수 무산으로 독자 연구개발 등 차선책을 찾아야 할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이미 지난 1월 이스라엘에서 대규모 인력 확충 의사를 밝혔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 '글로브스'는 지난 1월 18일 "엔비디아가 연구개발 거점을 확장하고 앞으로 수 년간 엔비디아 차세대 CPU 연구를 위한 인력을 100여 명 이상 채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인수 무산에 따라 ARM CEO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현 CEO인 사이먼 시거스는 ARM 설립 초기인 1991년 합류해 2013년 7월 CEO 자리에 오른 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자리를 지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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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는 사이먼 시거스 ARM CEO도 교체할 방침이다. (사진=ARM)

소프트뱅크가 ARM을 인수한 직후인 2017년 6월 소프트뱅크 이사회에 합류하기도 했지만 4년 뒤인 지난 해(2021년) 5월 사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이먼 시거스가 사임하고 르네 하스 ARM IP그룹 총괄책임자 겸 수석부사장이 CEO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