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라웨어대 연구진이 연료전지의 원리를 이용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99% 효율로 포집하는 기술을 개발, 3일(현지시간)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공개했다.
이들은 본래 수산화물 교환 멤브레인(HEM) 방식 연료전지를 연구했다. HEM 연료전지는 값비싼 플래티늄을 촉매로 쓰는 수소이온 교환막(PEM) 연료전지와 달리 가격이 낮은 알칼리성 재료를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CO₂)에 노출되면 효율이 20%까지 급격히 악화된다는 문제가 있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이산화탄소에 민감하다는 HEM 연료전지의 특징을 역이용해 탄소 포집 기술에 적용했다. 이 논문의 공저자인 브라이언 세츨러 델라웨어대 교수는 "연구 과정에서 HEM 연료전지가 이산화탄소를 거의 대부분 흡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는 이산화탄소를 분리해 제거하는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분리막으로 쓰이는 멤브레인 장치 내부에 소형 전기화학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는 전원 장치를 탑재하는데 성공했다. 이산화탄소 분리에 특화된 멤브레인 형태의 소형 연료전지를 만든 것이다. 적은 부피에 비해 표면이 넓은 나선 모양의 모듈이라 크기가 작고 효율이 높은 탄소 포집 장치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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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방식으로 만든 2.5x2.5㎝ 크기의 셀은 1분당 2리터의 속도로 흘러 들어오는 공기에서 99%의 이산화탄소를 걸러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무게 350g의 시제품은 분당 10리터의 속도로 유입되는 이산화탄소를 98% 걸러냈다.
자동차나 비행기, 잠수함, 건물 등에 장착해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데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원료로 쓰기 때문에 수소경제의 발전과 함께 활용처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