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 기술 상용화 성큼…네이버 '하이퍼클로바'로 초격차 벌린다

검색·쇼핑 영역 등서 활용되며 사용자 가치 창출

인터넷입력 :2022/01/31 09:00    수정: 2022/01/31 23:50

'초거대 AI' 기술이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한 네이버가 상용화에도 앞장서며 AI 선두주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초거대 AI는 빠른 연산 속도를 가진 컴퓨팅 인프라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모델의 크기는 '파라미터(매개변수)'로 나타내는데, 오픈AI가 기존(GPT-2)의 117배에 달하는 크기의 'GPT-3'를 공개하면서 초거대 AI의 가능성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언어를 생성(generation)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마케팅 문구 작성, 서비스 챗봇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도가 높다.

해외에서는 초거대 AI 기술 분야에서 상용화, 실용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오픈AI가 GPT-3의 API를 외부 개발자들에 공개한 이후, 현재 GPT-3 기반의 애플리케이션만 3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센스있는 광고 카피를 만드는 AI, 이메일을 대신 써주는 AI, 고객 피드백을 분석하는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외국어 학습 플랫폼인 '듀오링고'는 프랑스어 문법을 교정하는 데 GPT-3를 사용해 성능을 개선하기도 했다. GPT-3의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와의 협력으로 GPT-3 기반의 '애저 오픈AI 서비스'를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로 출시해, 다양한 사용 사례를 발굴하는 중이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국내 기업 중 상용화에 가장 앞서고 있는 기업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자체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하며 초거대 AI 경쟁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지난 12월 LG, 카카오도 모델을 잇달아 공개하며 초거대 AI 생태계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추세다.

'모두를 위한 AI'를 방향성으로 내세운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를 다양한 네이버 서비스에 적용함으로써 이용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검색'과 '쇼핑'이다. 사용자가 검색어를 잘못 입력했을 때 하이퍼클로바가 올바른 단어로 바꿔주거나 적절한 검색어를 추천해주는 검색어 교정 기능에 가장 먼저 도입됐다. 최근에는 텍스트뿐 아니라 음성 검색에도 하이퍼클로바가 적용돼, 사용자 질의의 맥락을 더욱 잘 파악하고 자연스러운 검색 경험을 제공한다.

정답형 검색결과인 '지식스니펫' 하단의 질문을 제안하는데도 하이퍼클로바가 활용된다. 네이버는 작년 10월 지식스니펫 하단에 '질문 제안' 영역을 추가해, 사용자가 검색한 키워드와 연관된 질문들을 하이퍼클로바를 통해 제안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갑상선암 진단''이라고 입력하면 최상단에 뜨는 지식스니펫 아래 ''갑상선암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등 사용자가 다음으로 관심가질 만한 질문을 보여주는 식이다.

CLOVAMD

네이버의 쇼핑 서비스 곳곳에서도 하이퍼클로바가 활약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쇼핑 기획전 자동 생성 AI인 'CLOVA MD'다. 하이퍼클로바가 탑재되어 실제 쇼핑 기획자(MD, Merchandiser)처럼 기획전 주제 선정부터 제목 작성, 상품 선택까지 기획전 구성의 거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여 수행한다. 현재는 네이버 내부 운영자들이 기획전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CLOVA MD'의 도움을 받고 있으며, 실제로 AI가 생성한 기획전을 운영진이 채택하는 비율은 90%를 넘는다.

뿐만 아니라, 방대한 쇼핑 리뷰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요약해주거나, 네이버쇼핑 내 개인화 큐레이션 서비스 탭인 '포유(FOR YOU)'에서 상품을 정교하게 추천해주는데도 하이퍼클로바가 적용됐다. 네이버 모바일앱 쇼핑판에서는 상품 코드나 상세 스펙, 이벤트 내용 등 많은 정보가 포함돼 복잡하고 긴 상품명을 하이퍼클로바가 직관적이고 쉬운 이름으로 자동 교정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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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쇼핑 큐레이션 포유

네이버는 앞으로도 초거대 AI 기술을 실제 삶에 편리한 서비스에 다양하게 접목해 사용자 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초거대 AI 모델의 규모를 두고 더 큰 모델을 선보이기 위해 '숫자 경쟁'을 하는 양상이었다면, 이제는 이 기술이 어떤 가능성이 있고, 과연 어디에 유용한지 등 좀 더 본질적인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라면서 "앞으로는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언어 모델을 경량화 하는 등의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