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할리우드도 반한 '웨이유' 생활한복 성공기

유제환 대표 "아이템만으로 창업 힘들어...마케팅·경영 알아야"

유통입력 :2022/02/01 08:30    수정: 2022/02/07 10:54

최다래, 강준혁 기자

“창업 전 마케팅과 경영 공부를 해야 한다. 보통 아이템만 갖고 사업에 뛰어드는 사람은 그 두 가지를 몰라서 무너진다. 사람 때문에, 혹은 마케팅 비용으로 버틸 자금이 없어서 무너지는 것이다.”

생활한복 쇼핑몰 웨이유를 운영하는 유제환 대표는 20만원을 가지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웨이유 설립 전 경영컨설턴트로 일하며 경영을 배웠던 유 대표는 창업 준비자들에게 "아이템만 갖고 창업해서는 안 된다"며 “마케팅과 경영을 미리 배우면 적은 비용으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 대표가 만든 웨이유 두루마기는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에 출연한 배우 에즈라밀러, 한국 배우 조진웅이 입으며 화제를 모았다. 웨이유는 트렌치코트와 두루마기를 접목한 한복, 철릭 개량 원피스 등 다양한 생활한복을 내놓으며 국내 뿐 아니라 일본, 터키, 미국, 유럽 등 해외 구매자를 확보하기도 했다. 

기자는 지난 달 24일 지디넷코리아 사무실에서 유제환 대표를 만나, 웨이유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24일 지디넷코리아 사무실에서 진행한 생활한복 쇼핑몰 웨이유 유제환대표와의 인터뷰

[다음은 유제환 웨이유 대표와 일문일답]

Q. 웨이유 생활한복 소개.

“전통복과 캐주얼 복장을 결합한 생활한복이다. 면이나 폴리를 이용해서 기존과는 다르게 물세탁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옛날 한복은 주머니 수가 적어, (사람들이) 복주머니를 들고 다녔다. 그런 점을 바꿔 주머니 수도 늘렸다. 전통 한복보다는 캐주얼복에 가까운 한복이라고 보면 된다."

Q. 최다래·강준혁 기자, 대표 본인이 입고 있는 옷은 각각 어떤 옷인가.

“최 기자가 입은 옷은 철릭 원피스다. 옛날 조선 시대 무관 공복으로 입던 남성 옷이었는데, 여성 복으로 개량해서 만든 원피스 형태의 철릭이다. 

강 기자가 입은 옷은 저고리를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티셔츠와 접목했다. 겉에 입고 있는 옷은 두루마기와 트렌치코트를 결합해 만들었다. 트렌치코트와 두루마기를 접목한 것은 우리가 처음 시도했고, 서울시에서 아이디어 우수상을 탔던 제품이기도 하다.

내가 입고 있는 옷은 누비 소재로 만든 두루마기다. 지금까지 웨이유가 만들었던 옷 중 가장 따뜻하다."

웨이유 생활한복을 입은 지디넷코리아 강준혁 기자
웨이유 생활한복을 입은 지디넷코리아 최다래 기자

Q. 한복을 트렌치코트와 결합하는 등 아이디어가 색다르다. 어디서 영감을 얻나.

“홍대에 살고 있어,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많이 관찰한다. 홍대가 패션의 거리이지 않나. 그분들의 스타일을 보면서 스케치를 한다. 그것을 가져와 바로 제작을 해본다. 또 중고등학교 때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서 그래픽 공부를 했는데, 도움이 된다.”

Q. 어쩌다 웨이유를 창업하게 됐나.

“일본 의류 수입 판매 쇼핑몰을 운영했는데, 일본에 왕래하면서 일본 문화를 많이 보게 됐다. 그때 일본 젊은 층이 기모노, 유카타 등 전통복을 많이 입는 것을 목격했다. 현지인에게 '왜 이렇게 젊은 층이 전통 복을 많이 입냐'고 물었더니, '젊은 층이 입는 전통 복은 주로 편한 소재, 현대 방식이 접목된 개량된 옷'이라고 답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하면 젊은 층을 사로잡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한복을 입을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당시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었는데, 서른 살에 은퇴 후 그때 생각이 떠올라 웨이유를 창업했다."

Q. 웨이유에서 가장 잘나가는 제품은 무엇인가.

“지금 강 기자가 입은 두루마기가 가장 잘나가고 있다. 연예인들도 해당 옷을 즐겨 입는데, 외국인으로는 ‘신비한 동물 사전’에 나왔던 배우 에즈라밀러가 입었고, 배우 조진웅 씨가 입기도 했다.”

Q. 외국인에게 생활한복 인기는 어떠한가.

“BTS, 오징어게임 등 K드라마가 흥행하며 예전보다 인기가 높아졌다. 또 드라마 킹덤이 크게 성공했을 때도 외국에서 한국의 갓을 찾느라고 한때 갓 품귀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늘고, 외국에서 생활 한복을 주문하는 분들도 늘어났다.”

Q. 웨이유가 진출한 해외 국가는.

“일본에 따로 지사를 하나 두고 있다. 터키에는 계약이 돼 있어 수출을 진행 중이다. 미국, 유럽 이용자는 본사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하고 있다. ”

Q. 한복 디자인은 대표가 직접 하나.

“그렇다. 웨이유 그룹 내에서 디자인 아이디어가 있는 분들이 제공하면 제공하는 방식이다.”

웨이유 생활한복을 입은 지디넷코리아 강준혁, 최다래기자

Q. 웨이유 매출액, 영업 이익 등 매출 현황은.

“자세하게 공개하기는 부담스럽다. 성수기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판매된 두루마기 제품의 일주일 매출이 1억원 정도다. ”

Q. 카페24를 통해 자사몰을 운영 중인데, 어떻게 평가하나.

“원래 다른 플랫폼을 사용했는데, 카페24로 옮기게 된 계기가 있다. 우리가 해외 진출을 해야 했는데, 기존 플랫폼은 해외 진출에 대한 지원이 약해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카페24를 찾아보니, 해외 쇼핑몰, 해외 PG(전자지급결제대행업)까지 연동이 쉽게 돼 있어 옮겼다.”

Q. 반려동물 캐리어 사업도 운영 중인데, 어떤 쇼핑몰인가.

“웨이유 그룹사 소속 자회사에서 반려동물 캐리어 사업을 하고 있다. 반려동물 캐리어는 자전거에 반려견을 태울 수 있게 만든 가방이다. 특허를 내고 캐리어를 제작해 만들었다. 홍콩, 싱가포르에서 수출 계약을 맺었다. 반려견, 반려묘는 백화점이나 카페에 출입이 안 되는데, 캐리어에 넣으면 출입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그런 곳에서는 자전거를 접고 캐리어와 함께 양손으로 들 수 있다. 이외에도 게스트하우스, 인형뽑기방 사업도 운영했다. 단발성으로 3개월, 1년씩 사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생활한복 쇼핑몰 웨이유 유제환 대표

Q. 창업 준비자에게 남기고 싶은 한 마디는.

“아이템만 가지고 창업에 도전한다면 말리고 싶다. 홍보하는 방법을 대표가 모르면 마케팅회사에 맡겨 돈을 쓰게 된다. 마케팅 회사는 우리가 어떤 회사인지 모른다. 자료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기 때문에,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행한다.

마케팅을 본인이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업체에 맡겨도, 제대로 된 마케팅인지 본인이 검토 할 수 있다. 마케팅 공부를 우선 시작하라. 이후 경영 공부도 해야 한다.

사업을 하다보면 거래 업체도 늘어나는데, 문제 발생 시 제대로 조율을 못 하면 거래 업체가 자꾸 바뀌고, 결국 일 진행이 안 된다. 또한 경영자로서 아르바이트 직원 복지, 월급 등에서도 조율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또 아르바이트생들이 꼭 돈만 바라고 오는 것은 아니다. 뭔가를 배우기 위해 오는 분도 있고, 경력을 쌓기 위해 오는 분도 있다. 이러한 것들도 경영자로서 잘 숙지하고 사업에 뛰어든다면, 그 사업은 탄탄한 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

보통 아이템만 가지고 사업에 뛰어드는 사람은 그 두 가지를 몰라서 무너진다. 사람 때문에, 혹은 마케팅하느라 돈 쓰다가 버틸 자금이 없어서 무너지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잘 준비돼있다면 큰 투자 비용을 들이지 않고, 충분히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회사를 만들 수 있다.

관련기사

웨이유를 시작할 때 20만원을 가지고 창업했다. 20만원은 전부 샘플 비용, 제작 비용이었다. 처음에는 가져가는 돈 없이 판매해서 완판시키고, 또 일주일간 제작해서 완판시키고 반복했다. 이렇게 두 배, 세 배씩 물량이 늘어났다. (이익을) 가져가지 않고 전부 재투자했다.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부터 월급을 받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다.

‘사업에 많은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반적인 오류다. 돈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는 사업은 많다. 적어도 마케팅과 경영을 배우고 시작하면 투자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