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가 찜한 메타버스 스타트업 '엔닷라이트'

박진영 대표 "잠 아껴 만든 엔닷캐드…3D 콘텐츠 일상화 '메타버스'"

인터넷입력 :2022/01/27 18:34    수정: 2022/01/27 19:05

메타버스 스타트업 엔닷라이트가 최근 네이버D2SF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네이버, 카카오가 스타트업에 공동 투자한 사례여서 관심을 모았다. 

엔닷라이트는 메타버스 콘텐츠 창작자를 위한 3D 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사다. 지난해 KB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연말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투자 프로그램 팁스(TIPS)에 선정됐다. 엔닷라이트는 유니티, 로블록스,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는 3D 콘텐츠 제작 프로그램 ‘엔닷캐드’를 서비스하고 있다.

엔닷캐드를 개발한지 5년이 넘었다. 27일 지디넷코리아는 서울 양천구 한 카페에서 박진영 엔닷라이트 대표를 만났다. 그는 2009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갤럭시’가 태동할 무렵이었고, 스마트폰 개발을 경험했다. 이어 카카오 전신인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 적을 옮겼다.

(사진=엔닷라이트)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을 만들었다면, 다음에선 이용자경험(UX) 전략과 서비스를 기획했다. 공급(자)과 수요(자)를 모두 맛봤다. 퇴사 후 삼성 동기들과 개발에 전념했다. 잠 아껴가며 만든 게 엔닷캐드다.

MZ세대가 로블록스와 제페토에 열광하고 있다. 로블록스 일평균 사용시간은 어느새 유튜브를 넘어섰다. 전 세계 제페토 이용자는 2억5천만명 이상. 이렇듯 메타버스 플랫폼이 게임, 아이템 등을 공유하는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엔닷캐드는 마우스를 조작할 수 있다면, 누구나 메타버스 세계 속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한 3D 모델링 프로그램이다. 박 대표는 재작년부터 골몰했다. 엔닷캐드가 범용적으로 활용되길 바랐다. 제품 디자인 외 게임, 애니메이션 등 모델링 프로그램은 시장에서 드물었다.

(출처=엔닷라이트 유튜브)

박 대표는 아이들이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듯, 3D 콘텐츠 제작도 쉬운 작업이 되게끔 만들고 싶었다. 그간 엔닷라이트가 공들여온 개발 영역은 메타버스와 결을 같이했다. 자연스레 메타버스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로블록스에서 완성된 게임만 하루에 5만~6만개 올라온다. 모델링 데이터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도구가 엔닷캐드라면, 자유롭게 콘텐츠를 구현할 장소가 로블록스다. 엔닷라이트 대부분 프로젝트도 로블록스를 기반으로 한다.”

해외 투자자들도 네이버, 카카오처럼 엔닷라이트에 관심을 둔다. 글로벌 회사에서 투자받을 공산이 크단 얘기다. 박 대표는 다만, 지난해 회사 문을 닫을까 고민했다고. 메타버스 세계는 머지않아 열리고, 그 속에서 3D 콘텐츠는 주목받을 것이라고 사람들을 설득했다.

박진영 엔닷라이트 대표.

“운이 좋았다. (웃음) 기회가 찾아올 때 성취하려면, 준비돼야 한다. 엔닷라이트는 그래왔다. 메타버스는 알 수 없다. 어떤 형태로 시장이 형성될지 모른다. 하나 확신하는 건 3D 콘텐츠 일상화가 도래한다는 점이다.”

남녀노소 3D 창작물을 간단히 제작하고, 이를 메타버스 세상에 녹여내는 것. 2D에서 벗어나, 3D 내용물을 가상세계에서 자연스레 접하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박 대표는 내다봤다. 현재 제페토와 로블록스에서 한층 진일보한 메타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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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닷라이트는 새해 개발 인재를 확보하고, 엔닷캐드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제작 기능 고도화와 대체불가토큰(NFT) 사업 확장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연내 NFT 마켓플레이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콘텐츠 기반의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메타버스 플랫폼별 관심 분야가 다를 것이다. 게임일 수도, 혹은 커머스에 쏠릴 수도 있다. 이런 구분 없이 프로그램 오픈 API(앱프로그램인터페이스)화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은 수익 극대화를, 플랫폼 사업자는 콘텐츠 수급을 각각 용이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