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잘린 개구리에서 새 다리 자라게 했다

포유류로 연구 확장 계획…사지 절단 환자 치료에 새 가능성 열어

과학입력 :2022/01/27 14:37

다리가 잘린 개구리 몸에서 새로운 다리가 자라나게 하는 실험이 성공했다. 사고나 질병으로 사지를 잃은 환자를 위한 신체 재생 치료의 첫걸음이 될지 주목된다. 

미국 터프츠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은 상처 부위에 붙여 바이오리액터 역할을 하는 실리콘 재질의 막과 혼합 약제를 사용, 거의 완전한 모양의 다리를 재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게재되었다.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연구진은 다리가 잘린 아프리카발톱개구리의 상처 부위를 '바이오돔(BioDome)'이라는 실리콘 막으로 감쌌다. 바이오돔은 다리 재생을 돕는 5가지 성분의 혼합약제가 발라져 있는 비단실단백질을 실리콘으로 감싼 장치다. 

바이오돔에 쓰인 약제는 염증 억제, 상처를 아물게 하는 콜라겐 생성 억제, 신경 조직과 혈관, 근육 등의 생성을 촉진하는 성분 등을 포함한다. 

다리가 잘린 부위에 바이오돔을 24시간 동안 붙여두자 다리가 재생되기 시작, 18개월 만에 거의 완전한 구조와 기능을 갖춘 다리가 자라났다. 새 다리는 실제 다리와 거의 비슷한 뼈 구조와 내부 조직을 갖췄으며, 끝에서는 불완전하나마 발가락도 자랐다. 빳빳한 물질로 누르는 압력에 반응하는 등 신경 기능도 작동했다. 개구리는 새 다리로 헤엄도 쳤다.     

도마뱀이나 불가사리, 편형동물과 같이 잘린 신체를 재생하는 동물은 적지 않게 있다. 사람 역시 상처를 입었을 때 빠르고 효과적으로 재생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팔다리와 같이 크고 복잡한 구조의 신체 부위가 잘렸을 때 이를 자연적으로 재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은 큰 상처를 입었을 때 급히 흉터 조직을 생성해 출혈과 감염을 막는데, 이는 새로운 조직의 성장을 막는 작용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실리콘 막이 태아를 감싸는 양막과 비슷한 작용을 해 흉터 조직의 방해 없이 재생 과정을 시작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연구진은 향후 완전한 형태의 발가락과 물갈퀴, 보다 정교한 골격과 근육을 가지고 보다 완벽하게 기능하는 다리 재생에 도전할 계획이다. 또 포유류에도 이같은 신체 재생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마이클 레빈 터프츠대학교 교수는 "상처를 실리콘 막과 적절한 약제로 처리해 재생 과정을 촉발할 수 있음을 보였다"라며 "휴면 상태에 있는 생물 본연의 해부학적 패터닝 과정을 다시 시작하게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