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광고 업계가 브라우저 이용자를 파악하고자 활용해온 '서드파티 쿠키'가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로 퇴출 수순을 밟는 중이다. 크롬도 이를 위해 대체 기술을 선보였으나 이 또한 같은 우려를 샀다. 구글이 또다른 대체 기술을 공개하면서 이번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씻어낼지 주목된다.
서드파티 쿠키는 기기 정보나 웹사이트 방문 내역 등을 수집해 브라우저 이용자를 추적하는 것으로, 광고 업계 등 서드파티 사업자가 만든다. 그러나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강화 차원에서 파이어폭스, 사파리 등 브라우저 사업자들은 서드파티 쿠키 제공을 중단했다.
브라우저 점유율 1위인 크롬을 운영하는 구글도 서드파티 쿠키 제공 중단 계획을 밝혔고 대체 기술로서 '플록'을 작년 소개했다. 이용자 개인이 아닌 유사한 성향을 가진 이용자들을 집단으로 묶고, 이 집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 쿠키와 다른 점이다.
그러나 플록도 기술 구조 상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용자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이를 적용할 뿐 아니라, 다른 정보와 결합 시 충분히 이용자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것.
이에 플록 도입 계획을 철회한 구글이 새롭게 택한 방식은 방문 웹사이트의 주제를 참고해 사용자 관심사를 추정하는 것이다. 구글은 깃허브를 통해 이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토픽API'를 25일 공개했다.
■3주간 방문한 웹사이트 주제로 관심사 추출…1분기 말 시범 테스트
공개된 설명에 따르면 토픽API는 웹사이트의 주제를 사전 설정된 300개 항목 중 해당되는 항목으로 분류한다. 주제 목록에는 성별, 인종 등 민감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용자가 3주간 방문한 웹사이트 내역이 토픽API 분류 대상이다. 브라우저는 이 정보를 토대로 이용자가 관심 있을 만한 주제 3개를 추출한다. 상위 주제 5개와 무작위로 추가되는 주제 1개를 포함해 총 6개 주제 중 3개를 추출, 맞춤형 광고 업체에 공유하게 된다.
구글은 토픽API를 통해 맞춤형 광고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면서도 기존 방식보다 브라우저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토픽API는 서드파티 쿠키나 플록이 비판받던 것과 달리 수집되는 정보를 토대로 이용자를 재식별하기 어렵고, 이용자가 토픽API와 관련해 명확한 제어 권한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은 1분기 말부터 토픽API에 대한 시범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토픽API, 크롬 '서드파티 쿠키' 대체 기술로 인정받을까
당초 구글은 플록을 점진적으로 도입하고, 올해까지 서드파티 쿠키 제공을 중단한다는 계획이었다. 플록을 소개하면서 구글은 맞춤형 광고 효과가 서드파티 쿠키에 비해 뒤지지 않고,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보다 강화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플록이 시범 제공되자마자 덕덕고, 브레이브, 비발디 등 인터넷 사업자들은 플록에 잠재된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플록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업계 반발에 부딪친 구글이 서드파티 쿠키 제공 중단 시점을 내년 말로 연기하고 새로 선보인 기술이 토픽API다. 따라서 구글이 인터넷 업계에서 토픽API의 프라이버시 보호 수준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플록과 마찬가지로 비판에 직면하게 될지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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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책임자인 벤 갤브레이스는 25일 진행된 토픽API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플록 시범 테스트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토픽API를 설계했다"며 "(플록 테스트 과정에서) 커뮤니티로부터 엄청난 피드백을 받음에 따라, 토픽API는 플록 도입 계획을 대체한다"고 밝혔다.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다른 브라우저 사업자들이 토픽API를 추가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며 "앞서 플록에 대해서는 금세 냉담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토픽API 도입 의향도 다소 회의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