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BM이 매각설이 돌던 자사의 '왓슨 헬스(Watson Health)' 사업부를 결국 투자사인 프란시스코 파트너스(Francisco Partners)에 넘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두 회사는 21일(미국시각) 이를 발표했다. 매각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IBM 주가는 이날 129.35달러로 전날보다 1.1% 하락했다. .
'왓슨 헬스'는 IBM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의료AI 사업 부문이다. IBM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왓슨 헬스'를 매각키로 했다. IBM은 '왓슨 헬스' 매각과 관련해 "다른 AI기술 약화나 병원 분야 고객 지원 약화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IBM은 2015년 '왓슨 헬스' 부문을 설립했다. 이후 건강 데이터 및 분석 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했다. 여기에 50억 달러 정도를 투자했다. 존슨앤존슨, 메드트로닉 같은 병원 및 대기업들과 제휴도 맺었다. 2015년 IBM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인수를 포함해 '왓슨'과 관련한 비즈니스에 150억 달러를 투자했다.
'왓슨 헬스'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AI 제품은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다. IBM은 컨설팅 비용을 제외하고 환자 한명당 200~1000달러를 받았는데, 2017년부터 매출이 하향세로 돌아섰다. 국내에도 몇 개 병원이 이 제품을 도입했다.
IBM이 '왓슨 헬스' 부문을 매각한 것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핵심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IBM은 아마존, MS, 구글 등 경쟁사보다 클라우드 사업이 주춤거렸다. 전체 매출도 2012년부터 하락세다. '왓슨'이 포함된 IBM 인지SW 부문 매출은 2017년 1% 상승하는데 그쳤다. 매출 부진에 고전하던 IBM은 2020년 새 CEO로 아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를 선임했다. 그는 CEO 직전 클라우드와 인지SW 사업을 담당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연 매출 190억달러의 IT서비스 부문을 분사,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상장한 새 회사 이름은 킨드릴홀딩스(Kyndryl Holdings)다.
'왓슨 헬스' 매각과 관련해 IBM CFO 제임스 캐버냅(James Kavanaugh)은 "최근 몇년간 회사 주력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왔다"면서 "고객사를 늘려온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비즈니스가 기업들 IT 투자 감소로 3분기에 매출 목표를 맞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IBM은 다음주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UBS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보그는 "IBM이 AI를 적용해 복잡한 헬스 산업을 혁신하려는 모험을 시도했지만 제한된 성공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왓슨 헬스'를 인수한 프란시스코는 캘리포니아에 본사가있고 캡슐(Capsule), 조크독(Zocdoc) 같은 헬스케어 회사에 투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