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업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앞두고 "적용 기준 불분명" 지적

27일 법률 시행…고용부 "문제 없다" 입장

인터넷입력 :2022/01/21 08:27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27일부터 시행된다.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해,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 사업자와 바로고, 로지올(생각대로) 등 지역 배달대행업체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 등 배달 업계 전반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다. 그러나 배달 업계 안팎에선 법 적용 체계가 불분명하고 기준이 모호하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준비 상황을 최종 점검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경영자에게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부여한다. 현장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개선하는 절차를 마련한 뒤 이행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기업 '안전·보건 확보 의무'…현장 근로자 보호

법 시행 목적은 이렇다. 현장에서 안전·보건 확보를 위해 요구되는 여러 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사망, 사고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처벌을 규정하면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 다시 말해, 기업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을 때 책임을 지는 게 핵심이다.

배민을 예로 들면, 사업주는 운영 기업인 우아한형제들이다. 경영책임자는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에 준해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최고경영자(CEO), 자영업자, 혹은 지역배달대행 업체 등이 경영책임자로 분류된다.

법에서 명시한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은 ▲(안전·보건) 목표와 경영 방침 설정 ▲업무 총괄·관리 전담 조직(최소 2명 이상으로 구성) 설치 ▲재해 예방에 필요한 인력·시설·장비 구비 ▲안전보건관리책임자등의 충실한 업무수행 지원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에 따른 안전관리자, 보건관리자 등 전문 인력 배치 등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 적용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재해는 산안법상 중대산업재해로, ▲사망자가 1명 이상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 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다.

법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여기서 상시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도급·용역·위탁 등 계약 형식에 관계없이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를 의미한다. 근로자 사망 시 사업주·경영책임자 등은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중대재해에 이르게 한 경우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 라이더 100명이어도, 상시 근로자 4명이면 처벌 X

법 시행을 앞두고, 배달 업계 안팎에선 법 적용 체계가 불분명하고 기준이 모호하단 의견도 나온다. 배민커넥트, 쿠팡이츠, 요기요 익스프레스 등 플랫폼 사업자가 배달원(라이더) 고용 계약에 직접 관여하면 중대재해가 발생할 때 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

다만, 라이더 채용에 관계 없는 바로고, 로지올, 메쉬코리아(부릉) 등 배달대행 운영 회사에 사업주, 경영책임자를 구분하긴 어렵다. 고용노동부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서에 따르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이더)가 5명 이상이어도, 상시 근로자가 5명 미만인 사업장이라면 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가령 지역 배달대행 업체 소속 라이더가 배달 중 사고로 부상을 당했지만, 업체 상시 근로자가 4명이라면 해당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없단 얘기다. 5명을 넘어도 배달대행 책임 대상이 배달대행 운영사인지, 배달대행 업체인지, 혹은 안전·보건 확보 의무 이행 대상이 누군지를 정하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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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동이 빈번한 라이더의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책임을 묻는 과정이 복잡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행 초기 중대재해가 일어나면, 라이더와 업체 간 법 해석을 두고 상이한 결과가 잇따라 나올 것"으로 봤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업주가 제3자에게 도급, 용역, 위탁한 경우에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장에서 도급 등 업무가 이뤄지면 안전·보건 확보 의무 대상에 속한다"면서 "라이더는 고용 계약 체계에 따라, 상시 근로자로도 볼 수 있어 법 조항에 따라 책임 소재를 밝힐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