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블리자드 '82조 빅딜'...콘솔 경쟁력 강화에 애플 견제까지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한 MS...게임산업 지각변동 예상

디지털경제입력 :2022/01/19 11:10    수정: 2022/01/19 15:30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최대 게임사 액티비전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2조 원)에 인수했다. 게임산업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다. 종전 최대 게임산업 내 최개 규모 인수 사례는 테이크투의 징가 인수(약 15조 원)였다.

이번 인수는 액티비전블리자드 한 주당 95달러에 전액 현금지불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수 완료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는 2023년 회계년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인수까지 남은 과정이 험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가 완료되기 위해서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진=MS)

바이든 정부 들어 새롭게 임명된 리나칸 FTC 위원장이 거대 기업의 반독점 인수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아마존이 영화사 MGM을 84억5천만 달러(약 9조4천억 원)에 인수한다는 발표를 했지만 아지까지 인수 승인을 받지 못 하고 있다.

또한 MS의 제니맥스 인수 당시에도 발표는 2020년 9월에 이뤄졌지만 최종 승인은 이듬해인 2021년 3월에야 마무리되기도 했다.

미 게임업계는 이런 변수를 감안해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완료 시점을 오는 2023년으로 예상한다.

인수가 완료되는 시점이 언제든간에 게임업계는 이번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가 게임산업 내 MS의 입지 강화는 물론 기존 게임산업의 형태 변화와 타 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콜오브듀티와 디아블로까지...게임패스 라인업 강화 기대

MS는 그간 구독형 게임서비스 게임패스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왔다. 제니맥스 인수 당시에도 산하 개발사인 베데스다와 이드소프트의 엘더스크롤 시리즈, 둠 시리즈를 구독형 서비스로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액티비전블리자드가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게임은 북미 지역의 '국민 FPS'로 꼽히는 콜오브듀티 시리즈와 디아블로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여기에 PC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모바일 퍼즐게임 캔디크러시사가도 액티비전블리자드가 보유한 주요 게임이다. 이들 게임을 별도로 구매하지 않아도 매달 구독료만 내면 언제든지 즐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MS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 게임패스.

또한 신작을 출시보다 며칠 앞서 게임패스에 먼저 선보이는 정책을 활용해 오버워치2, 콜오브듀티 신작 등 액티비전블리자드가 개발 중인 타 콘솔 이용자보다 먼저 즐길 수 있게 할 가능성도 높다.

이런 게임패스 라인업 강화는 MS가 콘솔시장 경쟁자인 닌텐도, 소니를 압박하는 중요한 무기다. 현재 MS가 콘솔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독점 라인업이 약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제니맥스와 액티비전블리자드의 모든 게임을 엑스박스 독점으로 전환할 경우에는 이런 평가가 완전히 뒤집힐 수도 있다.

모바일게임 부분 강화를 통한 MS의 애플 견제

이번 인수를 통해 MS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애플을 견제할 수 있는 무기를 얻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액티비전블리자드 산하 킹을 품에 안게 되면서 북미 모바일게임 시장 주요 지적재산권(IP)인 캔디크러쉬, 버블위치사가, 팜히어로즈사가, 펫레스큐까지 확보했기 때문이다. 게임패스 얼티밋 이용자는 향후 MS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게임 기능을 통해 이들 모바일게임을 편히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는 애플 앱 생태계에 속해 있던 모바일게임 이용자와 기존 게임사를 게임패스를 앞세워 MS 생태계로 끌어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킹을 손에 넣은 MS는 모바일게임 시장 왕좌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클라우드 게임을 통해 별도로 다운로드 과정을 거치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스마트폰의 저장용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득이 있다. 또한 클라우드 게임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늦은 응답속도 문제도 모바일 캐주얼 게임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아 이용자 경험 측면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 모바일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게임패스가 지금은 콘솔이나 PC게임 이용자에게 관심을 받고 있지만 모바일게임 이용자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지게 되면 개발사도 기존 앱 스토어가 아닌 MS스토어로 게임을 출시하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 이는 스토어 수수료를 12%로 인하할 정도로 모바일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MS가 기대하는 흐름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애플을 견제한다는 측면을 떠나 순수하게 MS가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 크기를 늘릴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인수로 기대되는 효과다.

MS와 액티비전블리자드...메타버스 강조한 두 공룡

이번 인수로 게임 산업 내에 메타버스에 대한 중요함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게임은 모든 플랫폼을 불문하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다이나믹하고 흥미로운 분야다. 특히 메타버스 플랫폼 발전에 있어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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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아 나델라 MS CEO

더불어 "메타버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월드 클래스 콘텐츠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를 확보하고, 자유로이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에 투자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게임을 통한 메타버스 플랫폼 확산을 도모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셈이다.

바비 코틱 액티비전블리자드 대표도 뜻을 같이 했다. 그는 "MS와 엑스박스 초기부터 다양한 협업을 이어왔다. 이제 메타버스가 부상하면서 여러 자산과 인력이 모여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지금이 이런 협업을 위한 최고의 시점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