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원조 로즈데일, 다시 가상세계로 돌아왔다

2003년 세컨드 라이프 만들어...소송 휘말리며 2010년 회사 떠났다 최근 복귀

컴퓨팅입력 :2022/01/14 06:36    수정: 2022/01/14 15:13

메타버스 원조라 불리는 가상현실 플랫폼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를 2003년 만든 필립 로즈데일(Philip Rosedale)이 메타버스 붐에 힘입어 다시 가상현실 세계로 돌아왔다. 세컨드 라이프를 만든 회사 린든랩을 2003년 설립한 그는 2010년 회사가 소송에 휘말리고 비즈니스가 사양화하면서 회사를 떠났었다. 

13일(미국시각)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컨드 라이프 설립자인 필립 로즈데일이 가상 세계에 다시 돌아와 메타버스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즈데일은 게임 사용자들이 아바타를 사용하고, 이 아바타들이 교류와 거래를 하는 온라인 게임을 2003년 출시(론칭),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현재의 빅테크들이 구현하려는 가상세계(메타버스)의 선구자로 불린다.

 1999년 린든랩을 설립한 후 2003년 3D 가상 세계 플랫폼 '세컨드 라이프'를 시장에 선보였다. 출시 초 인기를 끈 '세컨드 라이프'는 100만 명 이상 이용자를 끌어모았고, 로즈데일은 2006년 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기도 했다. '세컨드 라이프'는 현금 환급이 가능한 가상 화폐를 바탕으로 전시회, 연극,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졌던 '가상 세계'였는데, 2008년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가 떠오르며 사양세로 접어들었다. 또 회사가 가상재산과 물건에 대한 소유권 문제로 소송을 당하면서 2010년 그는 회사에서 물러났다. 

로즈데일을 다시 회사로 불러들인 건 세컨드 라이프 모회사 린덴 리서치(Linden Research) 회장 브래드 오버바거(Brad Oberwager)다. 오버바거는 "사업 활성화를 위해 로즈데일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로즈데일은 경영보다 린덴의 전략고문을 맡아 회사 방향을 코치할 전망이다.

메타버스 원조라 불리는 세컨드라이프를 2003년 만든 필립 로즈데일

20년전 가상 세계 절대강자였던 세컨드라이프는 사용자 확보면에서 지금은 마이너로 수백만명에 불과하다. 반면 메타의 경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기타 다른 서비스를 합쳐 월 사용자가 35억명에 이른다. 또 에픽 게임즈의 비디오게임 '포트나이트'와 게임기업 로블록스도 세컨드라이프보다 몇 배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MS와 엔비디아 같은 전통적 IT거인들도 메타버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20여년전 세컨드 라이프에 열광했던 사람들은 현재의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에 친숙하지 않다. 이에 대해 오버바거 회장은 "보다 현실적인 아바타 등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며 "현재의 테크 거인들처럼 사용자 행위를 추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즈데일도 "일부 테크 거인들이 삼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인 타깃 광고용 사용자 경험 추적은 메타버스에 해가 될 것"이라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로즈데일은 일부 특허와 일련의 우수 개발자들과 함께 린덴에 합류했다. 

현재 메타버스는 새로운 성장동력과 매출 확대에 목마른 빅테크 기업들의 격전장이 됐다. 이 분야서 가장 앞서 있는 메타는 향후 수십억달러를 메타버스 입지 확대에 필요한 확장현실, 헤드셋, 소프트웨어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이미 공언했다. 클라우드 등 IT 거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 비디오게임 업체, 다른 IT 기업들도 잇달아 메타버스에 뛰어들어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애플 시총이 최근 3조 달러를 넘은 것도 '메타버스 효과'가 일부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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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CEO 사티야 나델라(Satya Nadella)는 최근 메타버스용 새 툴을 발표하며 "메타버스는 새로운 플랫폼과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하다. 90년대 당시를 생각해보라. 지금의 메타버스는 당시 웹과 웹사이트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며 메타버스의 밝은 미래를 강조했다.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예상이 힘들다. 시장이 초기이기 때문이다. WSJ는 "한가지 말할 수 있는 건 이미 연간 800억 달러가 비디오게임의 가상 제품을 사기 위해 지출되고 있다"면서 "메타는 자사의 가상 헤드셋인 오큘러스를 299달러에, 스냅은 AR 안경을 380달러에, MS의 최저가 기업 고객용 헤드셋 '홀로렌즈'는 297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IDC는 올해 증강(AR) 및 가상(VR) 현실 세계 장비 규모가 지난해보다 50% 이상 많은 900만대 정도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2025년에는 2870만대로 올해보다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