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미국)=이나리 기자] "수면도 과학이다" 최근 수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지난 5일부터 7일까지(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2'에서는 슬립테크 기술이 대거 선보여졌다. 이전에는 스마트워치, 웨어러블 밴드를 통해 수면 상태를 확인했다면, 이제는 수면을 더 세밀하게 측정하고 숙면(딥슬립) 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진화된 것이다.
한국 에이슬립(Asleep)은 인공지능(AI) 기반 수면 분석 앱과 딥슬립을 돕는 디바이스를 선보였다.
에이슬립의 수면 분석 앱은 웨어러블 센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의 호흡 소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차별화다.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수면을 측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별도의 디바이스가 필요 없다. 매트릭스 주변 1미터 이내에 스마트폰을 놓고 잠을 자면 된다.
이전의 스마트워치로 측정하는 앱은 큰 이벤트가 자주 발생했는지를 확인하는 단순 규칙 기반의 알고리즘 앱이다. 반면 에이슬립 앱은 AI가 진단해서 사용자의 수면 패턴 방식을 분석한다. 이 앱은 아마존 AI 스피커 알렉사와 카카오 미니 등에 탑재됐다.
에이슬립 관계자는 "기존 앱들은 의학분야에서 검증이 안 된 방식이지만, 우리는 분당서울대병원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면서 의학 도메인에서 검증을 받았고, 계속 개선시켜 나가고 있다"며 "관련된 논문은 지난해 12월 대한수면학회에서 최우수 연구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에이슬립의 수면 디바이스는 사운드 기반이 아닌 와이파이 시그널을 이용해서 호흡을 트래킹하는 방식이다. 침대 주변에 초소형의 통신기와 수신기를 두면 그 사이를 와이파이가 오가는데, 사람이 호흡을 하면 시그널이 출렁이게 된다. 그 변화를 감지해 수면 상태를 진단한다.
딥슬립을 위해 주변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돕는 디바이스도 눈길을 끌었다. 미국 콰이어트온(QuietOn)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탑재한 수면용 이어버드를 선보였다. 노이즈 캔슬링은 능동형 소음제거를 기반으로 특히 코콜이, 주변소음 등 저주파수범위 소음을 효과적으로 줄여준다. 또 일반 음악 감상용으로 출시된 이어버드 보다 훨씬 작은 초소형 사이즈로 잠을 잘 때 착용해도 불편함이 적다.
콰이어트온 관계자는 "수면용 이어버드는 교통 소음, 이웃 소음, 벽을 통해 들어오는 소리와 같은 수면 방해를 효과적으로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미국 수면 전문업체 슬립스코어랩스와 향 전문 업체인 IFF는 향기 기반의 딥습립 솔루션을 공개했다. CES에는 수면을 돕는 향기가 나는 디바이스가 전시돼 실제 체험이 가능했다.
슬립스코어랩스 관계자는 "2020년 체결된 협력을 기반으로 IFF은 웰빙과학 프로그램을 적용해 향기 솔루션을 선보이고, 슬립스코어는 비접촉 측정기술을 이용해 호흡신호와 신체동작을 포착하는 솔루션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면의 질을 개선시키기 위한 맞춤형 매트리스와 베게도 눈길을 끌었다. 슬립넘버는 사용자가 누우면 매트리스가 체형에 맞게 자동으로 각도와 높낮이가 조절되고, 몸을 움직이면 실시간으로 맞춰주는 기술을 선보였다. 매트리스 내부에 수십개의 센서를 내장해 사용자의 체형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기 때문이다.
한국 코웨이도 '슬립솔루션 존'을 마련하고 수면을 돕는 매트리스 '스마트케어 에어매트리스'를 선보였다. 사용자의 체형과 수면 자세 등에 따라 매트리스 안에 있는 에어셀이 공기압 변화를 감지해 본인에게 맞는 경도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제품이다. 경도를 9단계까지 조절이 가능해 언제나 최적의 수면 환경을 제공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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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텐마인즈는 AI 학습을 이용해 코골이를 완화해주는 '모션필로우' 베개를 전시했다. 사용자가 수면을 취하는 중 코를 골게 되면 모션 시스템이 소리를 감지해 베개 속 4개의 에어백을 팽창시켜 사용자의 머리를 천천히 움직여 코골이를 완화시켜 주는 방식이다.
콜린 롤러 슬립스코어랩스 대표는 "선진국 국민들 가운데 70% 정도가 취약한 수면을 겪고 있다고 하고, 이는 건강에 안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며 "수면의 질 향상을 위한 디바이스 수요 증가로 인해 앞으로 슬립테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