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최근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신청서를 신청한 가운데, 향후 통신사로서 출시하게 될 마이데이터 서비스 구상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5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31일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 직접 진출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신청했고 연내 허가를 획득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은행, 핀테크 기업과는 달리 통신사로서 어떤 콘셉트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할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회사는 일부 계획만 공개한 상태다.
LG유플러스는 기존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공통적으로 제공하는 통합 자산관리 및 지출관리 서비스 외에도 ▲각종 납부금의 연체를 예방하기 위한 납기일 알림 ▲현금 흐름을 관리할 수 있는 출납 알리미 ▲개인의 신용점수를 쉽고 편하게 올려주는 신용 부스터 ▲나도 모르는 숨은 혜택 찾기 등을 신규 서비스로 준비하고 있다.
예비허가를 받는 대로 준비 중인 서비스를 즉각 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가 한 달 전 '신한은행'과 유통분야 IT 기업 'CJ올리브네트웍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마이데이터 서비스 ‘디키타카’를 통해 향후 출시할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모습을 일부 유추해볼 수는 있다. LG유플러스가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아 디키타카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고, 향후 독자적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콘셉트의 디키타카는 SNS에 가까우나, 시범용에 한해 출시되면서 완성도가 높진 않은 편이고 정체성도 불명확하다. 주된 기능으로 서비스 운영사 측에서 유의미할만한 주제의 빅데이터 정보들을 먼저 제시하고, 이에 대한 이용자 설문을 통해 반응을 나타낼 수 있다.
또한 디키타카(주고받기를 잘한다는 뜻의 '티키타카' 변형)란 서비스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콘텐츠 게시 유도가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과 과거 다음 아고라의 중간 성격 모습이다.
가령 디키타카 서비스 첫 페이지 가장 상단에는 ‘반려동물을 보여주세요’, ‘지금 뭘 하고 있나요?’, ‘가방 속 상태는?’ 등의 주제를 던져 사진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질문들을 통해 바로 관련한 빅데이터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아니어서, 아직까진 단순한 흥미유발과 참여 유도 장치 정도로 보인다.
이처럼 디키타카만을 보고 LG유플러스가 내놓을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형식을 유추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어떤 ‘알맹이’가 담길지는 보다 직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일단 디키타카에 LG유플러스가 제공한 빅데이터는 IPTV 미디어 관련 정보들이었다.
가령 ‘사랑세포에게 심폐소생술을’이란 콘텐츠를 열어보면 LG유플러스 IPTV 드라마 장르 구매 데이터 기준으로 인기 로맨스 영화들을 추천해준다. ‘프로 방콕러를 사로잡은 장르는?’이란 주제로 드라마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LG유플러스 IPTV 애니메이션 구매이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른에게도 휴식을’이란 콘텐츠도 게시됐다. 취지는 부모가 본 애니메이션 VOD이지만 부모 계정으로 가입한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헬로카봇’, ‘포켓몬스터’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LG유플러스 외에도 신한은행, CJ올리브네트웍스가 제공한 빅데이터 기반 콘텐츠들도 있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 거래고객 중 퇴직금 계좌 해지 이용자 약 47만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퇴사 후 새로운 출발을 선택하는 달은?’이라는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글에 따르면 2018년 이후 퇴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퇴사를 선택하는 계절은 주로 봄, 겨울이었다. 실제 퇴사는 주로 1, 3, 7월에 이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 거래고객 중 OTT 정기구독 결제내역을 보유한 10~20대 데이터 약32만건을 분석한 콘텐츠에 따르면, 10대가 사랑하는 OTT 플랫폼 랭킹은 유튜브 프리미엄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어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순이었다. 20대 중에서는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웨이브, 왓챠 순으로 많았다.
이번 디키타카 시범운영에 미디어 관련 콘텐츠를 준비한만큼 LG유플러스는 향후 자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서도 이같은 정보들을 제공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또한 미디어 빅데이터 외에도 통신과 관련한 금융 빅데이터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특정 이벤트 시기에 따른 통신 이용 패턴이나 요금 납부 패턴 관련 콘텐츠 구성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디키타카엔 통신, 금융, 유통 쪽 정보가 다 모아져있고,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한 것 같다”며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란 인사이트를 주기 위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향후 회사가 선보일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서비스 방향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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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디키타카는 웹 기반 서비스로, 포털 검색이나 기타 LG유플러스 앱을 통하는 것이 아닌 신한은행 앱 ‘쏠’ 내 이벤트 페이지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때문에 쏠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다. 쏠 가입은 신한은행 계좌를 만들지 않고도 휴대폰 문자를 통한 개인인증을 통해 쉽게 가능하다. 로그인 후 디키타카 이벤트 페이지에서 간단한 동의 절차를 거쳐 신한플러스에 가입한 다음 디키타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시범서비스인 디키타카는 이달 중순까지 약 한 달 간 유지된 후 더이상 운영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