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업계, 배달·수수료 조정…소비자 부담 이어질까

배민·쿠팡이츠, 단건배달 프로모션 혜택 변경에 업계 주목

인터넷입력 :2022/01/04 18:12    수정: 2022/01/04 21:56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가 배달료 산정 기준, 자영업자 대상 프로모션 제도에 변화를 줬다. 

플랫폼 사업자가 배달원(라이더)에게 주는 비용이 늘고, 프로모션 종료로 점주 부담도 늘어난 것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가 짊어질 배달비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배민, 배달료 산정 기준 변경…소비자 부담 우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은 지난해 12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 일반 노조 배달플랫폼 지부와 배달료 단체협상안에 합의하기로 했다. 라이더 배달요금을 산정할 때, 직선거리에서 내비게이션 실거리 기준으로 바꾸는 게 합의안 골자다.

합의안에 따라 사업자가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료는 ▲675m 미만 3천원 ▲675m~1.9㎞ 3천500원 ▲1.9㎞ 이상 3천500원에 100m당 추가로 80원이다. 이전엔 500m, 500m~1.5㎞ 직선거리 기준 각각 3천원, 3천500원으로 요금을 책정했다. 실제 이동거리를 반영한 만큼, 배민이 라이더에게 지급할 비용은 이전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는 근래 ‘단건 배달’ 경쟁 과열에 따른 라이더 확보에 있어, 시장 우위를 점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단, 이런 변화로 지역 배달대행업체의 라이더 유치는 더 어려워졌다. 자연스레 라이더 영입에 부대비용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료는 오르게 되는 구조다.

실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부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점주가 새해부터 배달료를 7천500~8천500원으로 올린다는 게시물이 게재됐다. 점주는 “배달대행 업체 요금이 일괄적으로 인상해 배달료를 올리게 됐다”면서 “최근 물가, 인건비 상승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배민은 배달료 기준 외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원)’ 프로모션 적용 기간도 기존 90일에서 30일로 변경했다. 배민원도 쿠팡이츠와 같이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를 각각 1천원, 5천원으로 책정한 프로모션 혜택을 점주들에게 제공해왔는데, 기존 3개월 프로모션 연장 기간을 새해부터 한 달 단위로 축소한 것이다.

배민원 기존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는 12%, 6천원이다. 프로모션 기간 단축이 곧 혜택 종료를 암시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자영업자는 “배달료는 고스란히 점주들의 몫”이라면서 “고객들에게 부담할 배달료를 책정하는 것도 우리 입장에선 곤욕”이라고 토로했다.

수수료 체계 세분화한 쿠팡이츠…프로모션 비교 시 '글쎄'  

쿠팡이츠는 수수료 체계를 개편했다. 당초 주문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는 각각 15%, 6천원이지만, 쿠팡이츠는 2019년 서비스 시작부터 프로모션 혜택을 통해 순서대로 1천원, 5천원 비용을 점주들로부터 받아왔다. 가령 판매금액이 1만원이면, 중개수수료로 1천원을, 배달비(5천원) 중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방식이다.

쿠팡이츠 수수료 변경안은 서울 지역의 프로모션을 중단하고,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를 낮춘다는 내용이다. 중개수수료는 15%에서 9.8%로, 배달비는 600원 인하한 5천400원으로 각각 바꾼다. 점주는 판매 품목별로, 수수료와 배달비 인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렇다. 수수료 인하 방식인 ‘수수료 절약형’을 택한 점주 매출이 3만원일 때, 중개 수수료는 7.5%까지 낮출 수 있다. 단 소비자가 최대 배달비 4천원을 부담하고, 실제 자영업자 배달료(2천364~6천원)는 현행 수수료와 같다. 프로모션 기간과 비교했을 땐 외려 부담이 늘어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배달비 인하 형태인 ‘배달비 절약형’의 중개수수료는 15%로 이전과 같지만, 배달비를 가격별로 줄였다. 고객이 1만1천원을 주문한다면, 점주는 수수료 1천650원과 배달비 900원을 부담하면 된다. 이때 소비자가 지불할 금액은 3천900원. 프로모션 기간 대비 전체 배달료(6천원)는 450원 증가하고 소비자 지급 금액도 증가한다.

업종별로 수수료 체계 선택…"점주, 소비자 배달료 낮출 것" 분석도

다만, 쿠팡이츠 수수료 체계 변화가 점주 수수료와 소비자 배달료 부담을 지금보다 줄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자영업자가 업종별 수수료 시스템을 결정할 수 있어, 전체 배달비 부담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점주, 소비자가 ‘윈윈’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점주가 업종에 맞게 유연한 방식을 적용하면, 전체 비용을 축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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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관계자는 “쿠팡이츠 점주는 단가가 높거나, 판매량이 많을 경우 수수료 절약형으로 중개 수수료를 낮춰 전반적인 배달비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중식이나 양식 등을 판매할 땐 수수료와 배달비를 통합한 ‘배달비 포함형’을 선택해 결과적으로 점주, 소비자가 지불할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민도 프로모션 종료 계획은 없으며, 기간 단축은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조처라고 밝혔다. 배민 관계자는 “라이더 산정 기준 변경에 따른 배달료 인상분은 온전히 배민이 감당한다”면서 “점주, 소비자 배달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개선점을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