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색깔 있는 오프라인 상권이 부상하고, 도심 구석구석으로 물류센터가 침투하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금리가 오르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며, 지식산업센터와 데이터센터 등 IT 기업 요구를 채우는 틈새 상품 개발이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알스퀘어(대표 이용균)는 4일 2022년 상업용 부동산 5대 키워드로 ▲특색 있는 오프라인 리테일 부상 ▲도심 물류센터의 진화 ▲금리 상승 따른 부동산 시장 지각변동 ▲지식산업센터와 데이터센터 등 틈새 상품 부각 ▲ESG 바람 부는 상업용 인테리어 등을 선정했다.
■ '색깔' 있는 오프라인 상권 '부상'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서울 상권 운명이 엇갈린 가운데, 올해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끄는 브랜드가 밀집한 상권이 생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MZ가 선호하는 식음료, 의류 브랜드가 모여드는 서울 성수, 한남, 신사, 압구정동 일대가 대표적이다.
외국인 관광객 중심 상권인 명동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 43.3%(소규모 기준)에 달했다. 변화에 뒤처졌다고 평가되는 홍대, 합정 공실률도 24.7%까지 치솟았다. 반면, MZ 세대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된 신사(7.7%), 청담(0%), 뚝섬(0%) 등의 공실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팬데믹 장기화로 먹고 즐기는 소비 욕구가 커지면서 상권 양극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알스퀘어는 "MZ 세대는 기억에 남거나 남들과 다른 형태의 소비를 추구한다"며 "고급 식음료와 유행을 이끄는 브랜드가 몰린 곳과 그렇지 않은 상권 운명이 올해 선명하게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 다크스토어와 만난 도심 물류 진화
쿠팡, 마켓컬리(컬리),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등 이커머스 업체의 배송 시간 단축 경쟁으로 다크스토어 형태의 물류 시설이 경쟁적으로 들어서며 도심 물류센터가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수년 전만 해도 이런 시설이 시장에 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물류센터 시장 트렌드를 뒤바꿀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보고 있다.
알스퀘어 전수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에만 약 470개의 물류창고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은 당일 배송 업체들이 사용하는 도심형 창고다. 특히 다크스토어를 찾는 업체가 잇따른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커머스 고객이 크게 늘어난 데다 배달의민족 B마트, 쿠팡이츠 등 딜리버리 서비스가 소비자와 더 가까운 곳에 물류 거점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크스토어는 '어두운 가게'라는 의미처럼 소비자가 직접 방문해 제품을 구매하는 곳이 아니라, 제품 분류와 포장 배송만을 담당하는 매장이다. 최근에는 롯데마트와 GS25, 홈플러스 등도 오프라인 매장을 다크스토어로 바꾸면서 도심 자체가 물류 거점이 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금리 상승 따른 상업용 부동산 시장 양극화 가속
금리가 오르면서 상업용 부동산시장에도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최근 "2022년 기준금리는 경제 상황에 맞춰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사상 최저인 0.5%에서 현재 1%까지 올랐다. 미국도 인플레이션을 누르기 위해 중앙은행 기준금리를 올해부터 인상할 전망이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호재와 악재가 겹친다. 금리 인상 시기에는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져 보통 매매시장에 '악재'다. 2021년 서울과 판교, 분당의 100억원 이상 오피스의 총 거래액은 17조2천56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이런 흐름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주택시장 규제와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여전히 투자 수요는 풍부하다. 이 점은 상업용 부동산에 '기회'다. 입지와 개발 전망, 수익률에 따라 입지 조건이 우수한 부동산이 부각될 수 있어서다.
임대차 시장은 양극화가 예상된다. 금리 상승에 따라 임대료가 오르면서 강남과 판교처럼 우수 인력 채용이 용이한 입지 좋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구분이 뚜렷해진다.
진원창 알스퀘어 빅데이터 실장은 "기준금리 상승과 높은 시장 가격 때문에 기대 수익률이 낮아져 빌딩 매입 후 용도 변경 등을 통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투자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 지식산업, 데이터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 메인으로
주택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지식산업센터와 데이터센터 등 틈새 상품 개발이 증가할 전망이다.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데다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어 투자 수요가 살아있다. 중소기업이 입주하는 오피스 형태를 벗어나 제조 공장이 들어서는 공장형 지식산업센터가 유망하다는 시각도 있다.
데이터센터는 IT와 모바일 중심으로 산업계가 재편되면서 성장성 높은 아이템으로 꼽힌다. 알스퀘어는 "데이터센터는 고객사 엔지니어 접근성이 좋고, 전력, 네트워크 공급이 충분하며 도심과 가까워야 한다"며 "우수한 입지 조건으로 향후 투자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국데이터센터 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3조원을 웃돌고, 향후 5년간 연평균 10%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상업시설 인테리어 시장 ESG 열풍
상업용 부동산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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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장기화로 오피스 환경은 대규모 인원이 밀집한 형태보다 구성원이 집처럼 안락함을 누릴 수 있는 구조로 재편되고, 식물과 흙 등 친환경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인테리어, 익스테리어가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테리어 기업 LX하우시스와 현대L&C는 각각 '새로운 코지(아늑한) 스타일'과 회복 탄력성을 뜻하는 '리질리언스(resilience)'를 올해 인테리어 트렌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