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AI·디지털 헬스케어 경쟁 '전초전'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 개발 잇따라…축적 기술 디지털 헬스케어에 활용

인터넷입력 :2021/12/30 10:00    수정: 2021/12/30 16:07

네이버와 카카오가 ‘초거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및 상용화 경쟁에 본격 나서면서 국내 플랫폼 양강 구도를 견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퍼클로바, 민달리(minDALL-E) 등 대규모 AI 모델을 선보인 두 회사는 이를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도 적용, 신산업 선점에 활용할 계획이다.

네이버-카카오, AI·디지털 헬스케어 경쟁 '전초전'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브레인은 지난달 한국어 특화 AI 모델 코지피티(KoGPT)에 이어, 근래 초거대 AI 이미지 생성 모델인 민달리를 선보였다. 초거대 AI는 기존 모델보다 빠르게 데이터를 분석해 사람처럼 인지하고 행동하는 AI 시스템을 말한다.

코지피티는 주어진 문장의 성격을 판별하거나, 긴 문장을 요약하고 추론해 결론을 예측하는 모델이다. 민달리는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용자가 원하는 이미지 결괏값을 실시간으로 도출해내는 AI 도구다.

가령 영화 리뷰 댓글을 두고 해당 문장(텍스트)이 영화에 긍정적인지, 부정적인 평가인지 판단하는 게 코지피티라면, “보름달과 파리 에펠탑이 함께 있는 그림을 그려줘”를 명령하면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것이 민달리다.

네이버 AI 개발 사내독립기업(CIC) 클로바는 이보다 앞서,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를 지난 5월 공개했다. 코지피티처럼 한국어에 최적화한 초거대 AI 모델이다. 하이퍼클로바의 파라미터(매개변수) 보유수는 2천40억개. 코지피티, 민달리 매개변수는 각각 300억개, 13억개다. 통상 매개변수 수치가 클수록, AI 문제 해결 능력도 높아진다.

하이퍼클로바는 네이버 검색과 음성인식, 리뷰 등 여러 서비스에 이용되고 있다. 카카오도 공동체 내 서비스에 코지피티, 민달리를 운용할 예정이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다음 사이트와 카카오톡, 카카오쇼핑 등 서비스에서 이미지 검색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말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양사 다음 과제는 초거대 AI 모델을 ‘멀티 모달’로 확장하는 것. 멀티 모달은 개별 이미지와 텍스트, 음성 등을 동시에 이해하는 AI 체계를 의미한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를 멀티 모달 모델로 넓혀갈 방향이라고 지난달 ‘데뷰 2021’에서 밝혔다. 카카오는 내년 1월 멀티 모달 일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AI 기술,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적용

멀티 모달 구축 과제와 함께, 양사는 축적된 AI 기술을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도 쓸 전망이다. 네이버는 근래 순천향대학교 중앙의료원과 병원 서비스 AI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음성인식 전자의무기록(EMR)’ 작성 시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간호사가 모바일 앱으로 음성 메모하면, AI 기술로 EMR 시스템에 자동으로 기록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네이버는 간호 기록 업무에 특화된 전용 음성인식 엔진을 개발해 병원 모바일앱에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올 초 네이버는 나군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헬스케어 연구소장으로 영입, 클로바 개발자와 의료진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에 클로바 AI 기술 역량을 더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힘을 주겠단 전략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정석근 클로바 대표는 “음성인식 분야에 하이퍼클로바 기술을 가해, 압도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의료 지식과 네이버 AI 기술을 결합해 의료 서비스 품질 향상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역시 유사한 행보다. 이달 초 헬스케어 CIC를 설립,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를 대표로 선임했다. 아울러, 카카오브레인은 AI를 기반으로 한 신약 설계 플랫폼 ‘갤럭스’에 50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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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두 대표는 “AI 기술을 곁들여 신약 개발 절차를 간소화하고, 인류가 질병에 대응하는 수준이 높아지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 “헬스케어 CIC와 협력 지점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또 코지피티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기술을 고안해, 신약 개발에 연결한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고비용이 드는 분야를 AI로 대중화해 고부가가치를 끌어낼 것”이라면서 “AI를 중심으로, 헬스케어 분야에서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