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폐 태양광 모듈 연 3600톤 처리 ‘태양광재활용센터’ 가보니

구리·은·실리콘·유리 등 90% 재활용…내년 상반기 본격 가동

디지털경제입력 :2021/12/29 18:02    수정: 2021/12/30 07:11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30% 달성을 목표로 한 정부의 ‘재생에너지 3030’ 전략으로 태양광발전 보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1년 79MW였던 국내 태양광 설비 용량은 2015년 1천134MW로 늘어나더니 2018년 2천367MW, 지난해에는 4천126MW를 기록했다.

국내에 태양광발전소가 본격적으로 조성된 지 15년이 넘어서면서 수명을 다해 버려지는 태양광 모듈도 늘어나고 있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 따르면 폐 태양광 모듈 발생량은 2023년 9천665톤, 2025년 4천596톤, 2027년 5천778톤에 이를 전망이다.

충북테크노파크 태양광재활용센터

28일 방문한 충북테크노파크(TP) 태양광재활용센터는 환경 친화 에너지인 태양광이 배출하는 새로운 환경폐기물인 폐 태양광 모듈을 해체해 은·구리·실리콘 등 유가금속으로 재자원화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든다.

태양광재활용센터는 정부의 태양광재활용센터 구축기반 조성 사업의 결과물로 2016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188억4천800만원(국비 93억4천800만원과 지방비 95억원)을 투입해 조성됐다. 사업 주체인 충청북도·진천군과 충북TP·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한국건설환경시험연구원(KCL)·녹색에너지연구원·법제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 연면적 3천812㎡ 규모로 조성된 태양광재활용센터에는 프레임 해체 장비, 백 시트 제거 장비, 강화유리·셀 분리 장비, 모듈분해 장비, 대기방지시설 등 관련 장비를 구축해 폐 모듈 수거부터 분리·해체, 재활용을 위한 전주기 처리 시설을 갖췄다. 연간 최대 3천600톤의 폐 모듈을 재활용할 수 있는 태양광재활용센터는 시험가동을 거쳐 내년 초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박병욱 충북TP 신에너지팀장이 강화유리·셀 분리장비에서 분리된 EVA 시트를 보이고 있다.
박병욱 충북TP 신에너지팀장이 프레임해체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병욱 충북TP 신에너지팀장은 “태양광재활용센터는 지난 21일 준공을 하고 시험가동 중”이라면서 “사용개시 신고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양광재활용센터에 들어오는 폐 모듈은 먼저 프레임 해체 장비에서 알루미늄 프레임과 정션박스가 해체된다. 폐 모듈 후면 보호시트를 제거하는 백 시트 제거 장비를 통과하면 폐 모듈의 유리와 셀·리본·EVA 시트를 분리하는 강화유리·셀 분리 장비를 거친다.

산사태 등으로 파손된 폐 모듈은 프레임을 제거한 후 모듈분해 장비에서 EVA에 열을 가해 유리와 셀·리본 스크랩으로 분리한다.

충북TP 태양광재할용센터 직원들이 장비를 둘러보고 있다.

분해된 셀이나 EVA·리본 등은 제련소로 보내 은·구리·실리콘 등을 추출해 재활용한다. 유리는 가공해 단열재나 아스콘 등에 섞어 재활용하고 정션박스 플라스틱도 가공해서 다른 용도로 활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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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팀장은 “민간기업은 톤당 12만원 정도 비용을 받고 처리해주지만 태양광재활용센터는 아직 비용이나 단가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본격 가동 시점에 맞춰 산업부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비용 등을 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2023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가 시행되면 민간기업의 시장진입이 늘어나 폐모듈 재활용시장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활용산업이 발전하면 태양광 폐 모듈을 둘러싼 일각의 환경문제 우려와 오해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