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배달원(라이더) 6만명, 월 평균 배달건수 2천만건가량. 누적 제휴 업체는 어느덧 12만곳에 달한다. 2015년 출범한 근거리 물류 정보기술(IT) 플랫폼 바로고를 표현하는 숫자다. 바로고는 배달대행 업계 선두를 다투는 스타트업으로, 기업간거래(B2B) 서비스가 주를 이룬다.
배달 업무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바로고 지향점은 배송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하나로 아우르는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플랫폼이다. 현 체계에 IT 기술을 곁들여 배송 시간을 줄이고, 제품 품질을 향상하는 등 고객 편의성 제고를 목표로 한다.
바로고에 ‘IT’가 따라붙는 이유다. 현재 사내 개발자는 약 70명. 바로고는 연내 100명 이상 개발자를 영입해,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겠단 방침이다. 근래 업계 개발자 수요가 잇따른 가운데, 바로고는 두 명의 ‘테크 리크루터’를 두며 인재 채용에 힘을 싣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바로고 본사에서 바로고 개발 채용 담당자 김건우, 박제민씨를 만나 개발자에게 필요한 역량과 채용 과정에 있어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등을 들어봤다. 건우씨는 10년 동안 인사 업무를 맡아왔다. 전 직장에서 대규모 IT 직군 채용을 맡았는데, 이때 개발과 개발자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건우씨는 이어 2년 동안 테크 스타트업에서 개발 채용 팀장으로 일했다. 기술 관련 내공을 쌓았다고 판단, 바로고에 적을 두게 됐다. 제민씨는 테크 리쿠르터로 사회 첫발을 내디뎠다. 유수 IT 기업에서 개발자 채용을 책임졌으며, 스타트업 두 곳에서도 경험을 축적했다.
[다음은 건우(이하 김), 제민(이하 박)씨 인터뷰 일문일답]
Q. 테크 리크루터를 정의한다면.
김: 회사 영업사원. 바로고 개발자와 회사 개발 수준을 채용 희망자들에게 완벽히 전달하는 것이 테크 리크루터 임무다. 채용 이상의 역할이다. 본질적으로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할 만한 개발 환경을 조성했는지, 기존 구성원들과 새롭게 합류할 개발자들이 모두 성장할 수 있는지 등을 판단하고 개선해 나간다.
박: 요새 주목받는 직업군이다. 여러 기업이 개발자를 원한다. 단, 회사별로 개발 프로세스는 천차만별이다. 예비 개발자들은 희망 기업이 개발을 통해, 어떤 가치를 창출해내는지 알고 싶어 한다. 테크 리크루터는 입사 희망자가 궁금해하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Q. 테크 리크루팅 과정을 소개해달라.
김·박: 희망자가 지원해 절차를 거쳐 채용(인바운드)하거나, 우리가 직접 입사를 제안(아웃바운드)하는 두 가지 방식이다. 인바운드의 경우, 블라인드와 유튜브 등에 채용 광고를 낸다. 이어 채용 적중률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며 바로고에 적합한 채용 방법이 무엇인지 판단한다.
사내 추천 제도도 있다. 신뢰할 만한 인재를 회사 구성원으로부터 찾아내는 방법이다. 이런 복합적인 단계를 통해 적합한 인재를 선정하고, ▲서류검토 ▲실무과제 ▲실무면접 ▲임원면접 절차를 밟아 개발자를 영입한다.
Q. 바로고와 IT. 연관성이 있다면.
박: 이륜 물류 사업은 예전부터 존재했다. 라이더는 개인용정보단말기(PDA)와 휴대폰으로 배달 업무를 처리해왔다. 곧 배달 시장 플랫폼화로, IT가 더해졌다. 복잡한 업무 방식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분산된 정보 처리 형태를 앱으로 일원화했다. 라이더와 자영업자가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진화했다. 바로고도 이런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김: 바로고 개발자 말을 인용해보면 이렇다. 바로고 앱 사용성을 개편해 라이더(6만명) 시간을 하루 3초씩 단축한다면, 사회적으로 50시간의 가치가 만들어진다. 바로고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술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 기존 역량에 IT를 녹여내 라이더, 자영업자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는다. IT에 꾸준히 힘을 준다면, 50시간 그 이상의 효용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Q. 개발 채용 담당자로서 ‘개발’이란.
김: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피드백이다. 제품이 시장과 공감대를 형성하는지다. 장기간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시장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개발 제품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 시장 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채용 과정에서도 예비 개발자에게 이 부분을 상기하려 한다.
박: 문제 해결 수단이다. 바로고는 라이더와 상점주, 허브 등을 연결해주고 있다. 단순 이어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개발을 통해 이들이 겪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우리가 지닌 데이터를 활용해 더 나은 접근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등에 대해 골몰하고 있다.
Q. 라이더를 대상으로 한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인지.
김·박: 물론이다. 라이더 전용앱 내 온라인 커뮤니티 ‘바로고 플레이’를 지난해 출시했다. 배달 노하우를 라이더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더 나아가, 바로고 앱 하나로 모든 업무가 가능하게끔 만들고자 한다. 가령 보험 가입이나 오토바이 헬멧 구매 등 여러 절차를 바로고 앱에서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Q. 바로고만의 차별화한 개발 문화를 꼽자면.
김·박: 프로젝트 성과를 내는 데 급급하기보다, 협업이 용이한 구조라는 점. 개발 주도권이 경영진이 아닌 개발자에 있어, 애자일 개발 프로세스를 완벽히 수행한다고 자부한다. 윗선에서 독단적으로 프로젝트를 결정하는 일이 없다. 구성원 개개인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의사결정을 이어간다.
Q. 바로고가 원하는 개발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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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시장과 바로고 이해관계자들에게 가져다줄 가치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는 개발자다. 진정성을 지녔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박: 타인 입장을 먼저 헤아릴 줄 아는 개발자. 나만을 위한 개발이 아니라 남에게 도움이 되는, 공생하며 성장 기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인재가 합류하길 바란다.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로 가치가 뻗어나갈 수 있도록, 확장성을 발현할 수 있는 개발자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