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확인된 동물들의 7가지 놀라운 사실

전신 재생 민달팽이·뱀 잡는 거미·무기 쓰는 북극곰 등

과학입력 :2021/12/23 12:19    수정: 2021/12/23 12:46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가운데서도 올해 역시 동물의 연구는 활발히 진행됐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 같은 동물에 얽힌 새로운 발견과 새 연구를 과학 매체인 사이언스 뉴스가 7개 선정해 지난 2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머리만으로 몸 전체를 재생시키는 민달팽이를 비롯해, 자신보다 30배 큰 뱀을 먹는 거미, 무기를 사용하는 북극곰 등이 선정됐다.

■ 새로운 몸이 자라는 바다 민달팽이

몸을 재생시키는 바다 민달팽이(S. MITOH AND Y. YUSA/CURRENT BIOLOGY 2021)

일부 바다 민달팽이는 스스로 몸통을 분리해 머리만으로 몸통을 완전히 재생시키는 것이 확인됐다. 머리가 스스로 분리된 뒤, 심장을 포함해 새로운 몸통이 완전히 새로 자란 것이다. 7일 이내에 심장 재생을 시작하고, 20일 이내 온몸의 재생이 완료됐다. 또 분리된 몸통도 촉각 자극에 반응하고, 며칠 또는 몇 달 동안 그대로 유지된다는 기록도 있다.

일본 나라 여자 대학교의 연구진은 동물의 몸이 기생충으로 가득 차 있어 새로운 시작이 필요할 때 유용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아는 한 바다 민달팽이에서 이처럼 극적인 전신 재생이 보고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 파쿠르 하는 다람쥐...“뛸 때 나뭇가지 유연성까지 고려”

나무에서 나무로 뛰어다니는 다람쥐는 착지점까지의 거리보다, 오히려 도약 직전에 붙잡고 있는 가지의 휜 쪽을 중시한다는 연구 발표도 있었다.

실험 결과 다람쥐는 사람이 파쿠르(다양한 장애물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훈련)를 하는 것처럼 여러 차례의 연습만으로 나뭇가지의 휘어진 상태를 기억하고 능숙하게 착지할 수 있는 것이 확인됐다.

■ 놀라운 동물을 먹는 동물...자신의 30배 크기의 뱀을 먹는 거미

주로 곤충, 경우에 따라서는 개구리 등을 먹는 것으로 알려진 거미지만, 일부 종은 자신보다 훨씬 큰 크기의 뱀을 먹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젤 대학의 연구진은 거미의 뱀 포식 사례를 조사하고, 11종이 뱀을 먹는 경우가 있음을 밝혀냈다. 몸길이 0.6~1.1cm 정도의 말꼬마거미(Parasteatoda tepidariorum)는 몸길이 30cm 정도의 작은 크기의 뱀을 잡아 먹기도 한다.

뱀을 잡는 거미(JULIA SAFER)

■ 수면 밑을 뒤집어 수영하는 곤충

수생 곤충인 물땡땡이과의 한 종은 수중 위가 아닌 아래에 매달려 이동하는 것이 포착됐다. 이 물땡땡이과는 복부에 공기의 층을 만들고 친수성(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는 성질) 발로 수면 아래의 윗면을 헤치고 이동했다. 연구진은 이 행동을 포식자로부터 잡히지 않기 위한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 여러 소리를 동시에 내는 큰 거문고새

다양한 소리를 모방하는 것으로 알려진 큰 거문고새가 여러 종류의 소리를 동시에 내는 것이 처음 관찰됐다. 호주 국립 대학 연구진은 큰 거문고새 음향을 분석하다 다른 새가 내는 경계음과 날개짓 소리를 동시에 내는 것을 알아냈다. 이 소리를 녹음해 재생시켜보니 다른 새가 진짜 경계 소리라고 잘못 알아들을 정도의 높은 재현도를 자랑했다.

■ 자기 몸무게의 50배 먹이를 들어올리는 거미

꼬마 거미과의 한 거미는 큰 먹이를 사냥할 때 독특한 방법으로 실을 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현상이 처음 정량화 됐는데, 꼬마 거미과의 거미는 실을 일부러 느슨히 치고 사냥감의 움직임을 이용함으로써 자신의 몸무게보다 50배의 먹이를 들어올렸다.

■ 무기를 쓰는 북극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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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이트(북아메리카 북극해 연안에 사는 사람들, 즉 에스키모) 사이에서 전해지는 “북극곰은 바다 코끼리를 죽이려고 얼음과 돌을 던진다”는 이야기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발표가 있었다.

연구자들은 야생 또는 동물원 북금곰 관찰과 이누이트 조사 등을 통해 돌을 휘두르는 북극곰이 실제 현상임을 확인했다. 북극곰은 인간을 포함해 까마귀 침팬지와 함께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 목록에 포함됐다.

모험가 찰스 프랜시스 홀(Charles Francis Hall)의 1865년 책에 나오는 이 삽화에서 북극곰은 바다코끼리를 죽이기 위해 바위를 도구로 사용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행동에 대한 이누이트의 보고가 단지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올해의 연구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