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280km 원격 제어 스마트공장 기술 개발

5G 활용...국내 첫 공장 내 3밀리초, 원격 10밀리초 이내 왕복 통신 구현

과학입력 :2021/12/16 09:12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김명준)은 280km 떨어진 거리에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ETRI는 대전 본원 11동 실험실과 경북 경산시 하양읍에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스마트공장을 연결,

‘초저지연•고신뢰 5G 유무선 네트워크 기반 원격 산업용 사물인터넷 서비스 시연’에 성공했다. 스마트공장은 사람 대신 로봇을 이용해 작업을 자동화하거나 현장에 있지 않아도 다양한 제어를 할 수 있는 지능형 공장을 의미한다.

원격에서 명령을 내릴 때 공정 오류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마치 현장에서 명령을 내리는 것처럼 지연이 적고 데이터 손실이 발생하지 않음을 보장해야 한다. 기존에도 스마트공장을 시연하기 위해 5G를 활용한 사례가 있지만, 외산 장비나 기술을 도입해 주로 공장 내에서만 실시간으로 생산설비 제어가 이뤄지는 수준에 그쳤다.

ETRI는 자체 개발한 5G 무선통신 기술과 유선 네트워크 기술을 융합, 공장 내 설비를 연결할 뿐 아니라 수백km 원격지 관제센터에서도 공장 안에서처럼 설비를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시연한 서비스는 ▲원격 실시간 생산 관리 시스템 ▲원격 실시간 생산 로봇 제어 ▲원격 터치 패널을 이용한 실시간 생산 설비 제어 및 관리 ▲원격 VR 장비를 이용한 실시간 공정 상황 감시 ▲무선 센서를 통한 원격 공정 감시 등이다.

검증을 위해 연구진은 최신 5G 표준 규격 기반 산업용 사물인터넷 시스템(IIoT)을 경산 스마트공장과 대전 ETRI 관제센터에 각각 설치했다. 시스템 사이 구간은 코렌(KOREN) 광 선로에 연구진의 유선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해 시연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경산 스마트공장 내에서는 3밀리초, 대전과 경산 간 5G 산업용 단말 사이는 10밀리초 이내의 왕복 통신을 이뤄 실시간 원격 스마트제조 서비스가 가능함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ETRI 연구진이 현장 스마트공장과 로봇 상황과 연동되는 VR 기기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ETRI 연구진이 대전 ETRI 본원에서 로봇을 제어해 현장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을 점검하고 있다.

기존 실증 사례들이 공장 내에서 10밀리초 이내의 왕복 지연 보장을 제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이번 기술은 본격적인 원격 스마트제조 서비스의 시작을 알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ETRI는 밝혔다. 방승찬 ETRI 통신미디어연구소장은 "이번 기술은 제조 산업 전반에 걸쳐 5G 스마트공장 활성화를 위한 혁신적인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중소기업과 협력을 통해 관련 기술 조기 국산화 및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TRI는 2017년부터 KT,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오픈오브젝트, 큐셀네트웍스, 클레버로직, 숭실대학교 등과 5G 표준 규격에 따른 단말, 기지국, 코어 장비, 이동 엣지 컴퓨팅(MEC) 플랫폼 등 산업용 사물인터넷 시스템을 개발하고 서비스 적용 가능성을 검증해왔다. 이를 통해 2017년에는 국내 최초로 협대역 사물인터넷(NarrowBand–IoT) 단말과 무선 센서들을 연결해 생산 설비 곳곳에 부착해 공정별 환경 감시, 이상 상황 감지, 생산량 파악 등 공정 감시 서비스를 검증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유선으로 연결이 어려운 이동형 생산 로봇, 휴대형 제어 패널, VR 장비, 그리고 공정별 PLC 등을 5G 단말에 연결해 공장 내에서 무선으로 실시간 공정 및 생산 설비 감시와 제어 서비스가 가능함을 검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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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내년초에는 국내 원격 연결을 넘어 핀란드 오울루(Oulu) 대학과 경산 스마트공장까지 해외에서도 원격 감시, 제어 서비스가 가능함을 보이는 시연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중소기업과 기술 이전 및 협력을 통해 5G 산업용 단말 칩셋, 모듈, 기지국 등의 상용화를 추진, 5G 스마트제조 시장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한다.

한편 이번 기술은 2017년 3월부터 수행 중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IITP의 '셀룰러 기반 산업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위한 5G 성능 한계 극복 저지연, 고신뢰, 초연결 통합 핵심기술'과제와 2017년 1월부터 수행 중인 ETRI지원사업 '안전한 무인이동체를 위한 ICT 기반 기술 개발' 과제의 네트워크 실행과제, 2019년 4월부터 수행 중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IITP의 'B5G 광액세스 고속화 및 슬라이싱 기술'과제 간 협력을 통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