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년만에 스마트 스피커 시장 진출에 다시 시동을 건다. 2019년 '갤럭시 홈 미니'를 공개했지만 시장에 내놓지 않았던 삼성전자는 이번에는 정식 출시를 목표로 '갤럭시 홈 미니2'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IT 매체 샘모바일은 소식통 인용을 통해 삼성전자가 내년 1분기 중 출시를 목표로 스마트 스피커 '갤럭시 홈 미니2'를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모델명은 'SM-V320'으로 관측된다. 출시는 한국 시장에만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갤럭시 홈 미니'는 삼성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술인 '빅스비'를 기반으로 AKG 스피커가 탑재된 스마트 스피커다. '갤럭시 홈 미니2'는 전작과 비슷한 디자인에 디스플레이가 추가로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띵스'와 연동한 가전제품 원격 서비스가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갤럭시 미니2가 출시된다면,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스마트 스피커 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2018년 8월 삼성언팩에서 '갤럭시홈'을 공개하고, 2019년 11월에는 개발자 컨퍼런스(SSD)에서 소형화 버전인 '갤럭시홈 미니'를 공개했지만 시장에 정식 출시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초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사전예약자를 대상으로 갤럭시 홈 미니2를 사은품 명목으로 소량 제공했을 뿐이다.
지난해 7~8월 삼성전자 종합 카탈로그에 '갤럭시 홈 미니2'가 등장하면서, 업계에서는 정식 출시설이 돌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루머로 끝났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홈 미니를 대량 생산에 착수하기 전에 스마트 스피커 시장이 성숙되기를 기다렸을 것"이란 의견이다. 또 경쟁사인 애플이 2018년 초 스마트 스피커 '홈팟'을 출시했지만 생각 보다 성과가 좋지 않았던 상황을 보고 삼성이 '갤럭시 홈 미니' 출시를 미룬 것으로 관측된다.
2014년 시장에 선두로 출시된 아마존의 에코가 미국 내에서 80% 점유율과 함께 에코시스템을 구축한 상황에서 애플은 당시 시장 진입이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에코는 음성으로 아마존닷컴을 통해 쇼핑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었다.
또 애플 홈팟은 타브랜드의 스마트 스피커 보다 비싼 가격으로 출시된 점도 소비자 구매로 이어지지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각 브랜드의 판매가격은 아마존 에코 179달러, 구글 홈 130달러, 애플 홈팟 349달러였다.
그러다 애플은 지난해 가격을 대폭 낮춘 99달러 홈팟 미니를 출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점차 늘려 나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애플은 올 1분기 미국 시장에서 240만대의 스마트 스피커를 판매해 같은 기간 구글의 판매량을 10만대 앞질렀다.
이에 삼성전자도 '갤럭시 홈' 보다는 '갤럭시 홈 미니'를 앞세워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실제로 갤럭시 미니2를 개발 중이라면, 내년 초 또는 몇 달 후인 MWC 2021에서 자세한 정보가 공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스마트 스피커 시장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전세계 스마트 스피커 출하량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21%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 스피커 시장 점유율은 올 1분기 기준으로 아마존(22%), 알리바바(21%), 바이두(14%), 샤오미(14%), 구글(9%) 순으로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