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을 위한 청사진을 내놨다.
자율주행, 로봇, 가상·증강현실(VR·AR) 등 핵심 기술을 모아 내부 역량을 견고히 해 ‘융합형 메타버스’ 세계를 구현한다는 방향이다. 즉, 기술 융합을 통해 미래 메타버스 관련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현실과 디지털 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메타버스인 ‘아크버스’의 세부 시스템을 1일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했다. 석 대표는 아크버스에 대해 “독립된 가상공간이 아닌 기술로 현실과 연동되는 디지털 세계”라며 “이용자들에게 공간 격차가 없는 동등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아크버스는 네이버 제페토와는 다른 형태의 메타버스다. 3D 아바타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페토와 달리, 아크버스는 자체 기술을 융합한 공간으로 메타버스 세상에서 이용자가 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구심점이다. 플랫폼 서비스라기 보다, 메타버스 싱크탱크인 셈이다.
석 대표는 “아크버스를 공개한 후 제페토와 로블록스처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메타버스 서비스에서, ‘연장자를 위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아니냐고 지인들이 물어왔다”며 “아크버스는 서비스보단 여러 기술을 융합하고 연결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과 로봇, VR·AR 기술, 스마트빌딩, 그리고 인공지능(AI), 디지털트윈과 같이 현실 속 혁신 기술과 서비스 인프라를 또 다른 세상에서 나타내는 게 곧 아크버스다. 네이버클라우드와 5G를 기반으로 만든 멀티 로봇 시스템 아크(ARC), 실내외 디지털트윈 데이터 제작 솔루션 어라이크(ALIKE)가 연결 주축이다.
아크버스와 제페토 간 연계 가능성도 시사했다. 강상철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현실, 가상공간 융합이란 관점에서 (아크버스와) 제페토를 연결 짓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네이버 계열사와 사내독립기업 등과 아크버스로 협력하고 있으며, 제페토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 기술은 융합 성격을 띤다"면서 "계열사 간 기술 협력은 현재 진행 중이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석 대표는 "아크버스 하나의 기술만으로도 특별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도 밝혔다.
내년 초 개관할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아크버스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석 대표는 “제2사옥이란 거대한 시험 무대가 있어, 다양한 기술들이 아크버스로 빠르게 융합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학계 등과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을 고도화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랩스는 이날 소프트뱅크와 일본에서 도시 단위 고정밀 지도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도 밝혔다. 고정밀 지도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도로 상황 등 사전 정보를 위해 필요한 맵핑 시스템이다. 일본의 한 도시를 가상공간에 옮기는 데 네이버 기술이 쓰인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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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노동집약적인 데이터 수집 방식에서 벗어나, 원천 기술로 3D 모델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뛰어나다”고 했다. 석상옥 대표는 “경쟁, 기회 측면에서 볼 때 기술엔 국경이 없다”며 “기술은 네이버가 해외 시장을 진출하는 데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외 유럽 등 국가도 네이버 타깃 시장으로 꼽힌다. 석 대표는 “현실적으로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 지역은 유럽”이라면서 “네이버랩스유럽과 투자회사가 있는 프랑스가 일본 다음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