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로 변신한 페북, 암호화폐 사업 먹구름

디지털 지갑 '노비' 만든 데이비드 마커스, 전격 퇴사 선언

인터넷입력 :2021/12/01 13:34    수정: 2021/12/01 13:45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데이비드 마커스가 전격 퇴사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규제 역풍 때문에 지지부진했던 디엠(Diem)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앞날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데이비드 마커스는 30일(현지시간) 올 연말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마커스는 이날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금융 및 결제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열정은 여전하다”면서도 “내 기업가 DNA는 수 많은 아침마다 그 문제를 무시하라고 부추긴다”고 털어놨다.

데이비드 마커스

결제 전문업체 페이팔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마커스는 2014년 메타의 전신인 페이스북에 합류했다.

마커스는 처음엔 메신저 사업 담당 부사장을 맡았다. 이 기간 동안 마커스는 페이스북의 한 부분이던 메신저를 독립 서비스로 훌륭하게 키워냈다.

페이스북 합류 4년 뒤인 2018년 마커스는 마침내 본업인 결제 쪽 일을 담당하게 됐다. 페이스북이 새롭게 추진하는 블록체이 프로젝트를 총괄하게 된 것.

마커스는 블록체인 사업 총괄을 맡은 이듬해 ‘리브라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28개 회원사들이 참여한 리브라 연맹은 세계 금융 시장에서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이후 리브라는 디엠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하지만 이 때부터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계속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하게 된다. 세계 각국의 끈질긴 견제 때문에 디엠 회원사가 연이어 이탈하기 시작했다. 공식 출범도 하기 전에 7개 회원사들이 탈퇴를 선언했다.

노비

데이비드 마커스는 지난 10월 노비(Novi)란 디지털 지갑을 선보였다. 그런데 노비에는 페이스북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디엠은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노비는 미국과 과테말라 간의 송금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물론 페이스북은 디엠을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으로 발행한다는 야심은 버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발행 계획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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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디지털 지갑인 노비를 내놓으면서 더 강해졌다. 엘리자베스 워런을 비롯한 미국 상원의원 5명은 “당장 디엠 프로젝트를 중단하라”면서 마크 저커버그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디엠과 노비 프로젝트를 진두 지휘했던 데이비드 마커스의 퇴사 선언은 이런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